2분기 호실적에도..통신3사 웃을 수가 없다
SKT, 2분기 영업익 16% 늘어
KT는 영업이익 5천억 달할듯
하반기는 악재많아 장담 못해
5G 중간요금제 잇단 출시로
가입자 대거 이동땐 수익악화
통신망 구축 투자확대 부담에
전기료인상에 따른 비용부담
최근 통신 3사가 잇달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2분기 호실적을 내놨지만 활짝 웃지는 못하고 있다. 통신비 정책에 정부 압박이 가중되는 데다 하반기에 역대급 5세대(5G) 통신 망장비 구축에 대한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SK텔레콤은 2분기(연결기준) 매출 4조2899억원, 영업이익 45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6.1% 증가해 시장 전망치와 유사한 호실적을 구현했다. 다만 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등이 빠지면서 67.6% 줄었다.
회사는 "유·무선통신 사업과 인터넷(IP)TV,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무선통신 사업을 보면 올 1분기 1000만명을 돌파한 5G 가입자가 전체 핸드셋(스마트폰+피처폰) 가입자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5G 시장 성숙 단계에서 1위 사업자 위치를 공고히 했다.
특히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3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디어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성장한 3821억원을 달성했다. SK브로드밴드는 2분기 중 자회사인 미디어에스에 유상증자를 단행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는 한편, IPTV 업체들과 사상 첫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공동 수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LG유플러스가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한 3조3843억원의 매출 실적을 공개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24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 감소했는데, 2분기에 조기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인건비 증가 탓이다. 회사는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실적 발표를 하는 KT는 전통 사업(통신)과 신사업(금융·클라우드·콘텐츠 등)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구현하며 이미 올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6조2777억원, 영업이익 6266억원으로 KT의 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시장은 2분기 매출 역시 6조원을 웃돌아 SK텔레콤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기대한다. 영업이익도 5000억원에 육박 할 전망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SK텔레콤을 필두로 통신 3사가 내놓는 이른바 5G '중간 요금제'가 통신부문 실적에 상당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종전까지 통신 3사에는 20~30GB 데이터를 커버하는 월 6만원대 요금제가 없었다. 정부와 시민단체 압박으로 해당 구간을 충족하는 새 5G 요금제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기존 7만원대(100GB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쓰던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통신 3사는 올해 하반기에 역대급 망장비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통신 3사의 28㎓ 5G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11.2%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가 부과한 주파수 할당 취소 기준치(10%)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3.5㎓ 주파수 대역에서도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는 5G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 점검 여부 등을 검토해 연말에 이행 실적이 미진한 통신사에 초유의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전기료율 인상에 따른 재료비 상승 부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A통신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전기료 지출액이 1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추가 요율 인상 등으로 하반기 지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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