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조각 넘나들며 만든 세계관..김아영 개인전 '문법과 마법'

김경윤 2022. 8.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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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도시 서울을 배경으로 두 명의 여성 배달 기사가 레이스를 벌인다.

이 전시에서는 영상과 월페이퍼 설치, 조각 등 총 11점의 작품을 통해 가상도시 서울에서 배달 기사로 일하는 '에른스트 모'(Ernst Mo)가 자신의 도플갱어와 같은 '엔 스톰'(En Storm)을 우연히 만나 겪는 혼란과 이 둘의 관계를 표현했다.

이번에는 여성 배달기사와 동행하면서 끊임없이 울리는 배달 콜과 낱낱이 기록되는 이동 경로 속에서 이들이 느끼는 뒤틀린 시공간 감각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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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월페이퍼 등 작품 통해 가상도시 속 배달라이더의 혼란 표현
김아영 작가의 '다시 돌아온 저녁 피크 타임' [갤러리현대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가상 도시 서울을 배경으로 두 명의 여성 배달 기사가 레이스를 벌인다. 똑 닮은 이들이 끊임없이 배달 콜을 수신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체를 동기화하고 춤추듯이 도로를 질주한다.

24분짜리 영상과 벽을 두른 대형 월페이퍼, 공중에 매달린 헬멧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가 불친절하게 이어지며 커다란 세계관의 테두리를 그린다.

갤러리현대는 우리 주변 플랫폼 노동자의 삶에 주목해 이를 새로운 세계관 속 이야기로 풀어낸 김아영(43) 작가의 개인전 '문법과 마법'(Syntax and Sorcery)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전시에서는 영상과 월페이퍼 설치, 조각 등 총 11점의 작품을 통해 가상도시 서울에서 배달 기사로 일하는 '에른스트 모'(Ernst Mo)가 자신의 도플갱어와 같은 '엔 스톰'(En Storm)을 우연히 만나 겪는 혼란과 이 둘의 관계를 표현했다.

지하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24분 길이의 '딜리버리 댄서의 구' 영상은 이번 전시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영상에서는 세계관 속 배달 플랫폼인 '딜리버리 댄서' 소속 최상위 능력자인 '고스트 댄서'로 일하고 있는 에른스트 모가 자기 일과 또 다른 가능세계(실제 세계가 아니라 가능한 모든 세계)에서 자신과 완벽하게 닮은 사람과 만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둘은 복잡미묘한 관계다. 전시장 2층 벽면을 뒤덮은 월페이퍼 '다시 돌아온 저녁 피크 타임'(김아영·웹툰작가 1172 협업)에서는 이 둘의 관계가 세 장면으로 나뉘어 묘사된다.

작품 속 두 여성이 도시를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애정행각을 벌이거나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또 당장이라도 싸울 듯이 대치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야기는 문법을 초월해 비논리적이고 비선형적으로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배달 기사인 에른스트 모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김 작가는 영상과 사운드, 퍼포먼스, 소설, 텍스트 등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어 독창적인 접근과 상상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에는 여성 배달기사와 동행하면서 끊임없이 울리는 배달 콜과 낱낱이 기록되는 이동 경로 속에서 이들이 느끼는 뒤틀린 시공간 감각에 주목했다.

전시는 10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김아영 작가의 '고스트 댄서 A' [갤러리현대 제공]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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