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같은 '에바종' 먹튀..국내 호텔마저 수천만원씩 당했다

강민호 2022. 8. 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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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호텔예약 대행업체
코로나로 재작년부터 자금난
에바종 홈페이지 캡처
고객에게 받은 숙박료를 해외 숙박업체에 송금하지 않아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온라인 호텔 예약 대행업체 '에바종'이 국내 호텔에도 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바종은 2020년부터 국내 호텔에 숙박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미수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법원의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바종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호텔에 각각 6700만원과 2200만원 상당의 채무를 불이행해 서울지방법원에서 채무불이행자 판결을 받았다. 한 호텔 체인도 2020년 약 9000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했으나 보증보험을 통해 대위변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바종은 고급 숙소 숙박권을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 숙소 예약 대행업체로 2012년 홍콩 금융권에서 일하던 프랑스인 에드몽 위그 제라르 드 퐁트네가 설립했다. 프라이빗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국내외 고급 호텔·리조트를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회원 수가 50만여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바종의 운영사 '본보야지'는 자본잠식 상태로 지난해 6~8월에는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못해 서울보증보험이 대위변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본보야지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적자를 이어온 가운데 2020년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며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에바종은 수익의 90% 이상을 해외 호텔 판매를 통해 거뒀는데 해외여행이 코로나19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에바종은 올해 2월 국내 호텔 패스를 출시해 1000만원에 판매했으며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레저 클럽 무제한 이용권'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다.

지난달부터 에바종으로 결제한 숙박비가 호텔로 송금되지 않아 호텔 측에서 체크인이나 체크아웃을 하려는 이용자들에게 숙박비 재결제를 요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며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피해액은 10억원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현재 남대문경찰서가 수사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도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일에는 퐁트네 대표에게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한편, 에바종은 사무실을 닫고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지난 7일 사무실을 모두 정리한 채 비운 것으로 알려져 폐점 절차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피해 소비자들은 대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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