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0년대 열대야로 인한 사망, 2010년보다 최대 6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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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국 푸단대, 일본 도쿄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밤 기온이 높아지는 열대야의 '사망률 기여 비율'이 21세기 말까지 최대 6배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는 "일본에도 '열대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밤 기온이 높은 현상은 역사적으로 문제가 됐다"며 "열대야가 실제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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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국 푸단대, 일본 도쿄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밤 기온이 높아지는 열대야의 '사망률 기여 비율'이 21세기 말까지 최대 6배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사망률 기여 비율은 특정 환경이나 질환이 사망에 기여하는 비율로, 이번 연구는 열대야가 사망에 기여하는 비율을 측정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열대야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첫 연구논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 지구 보건' 8월 1일자에 공개됐다.
연구팀은 한국, 중국, 일본의 28개 도시에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약 919만명의 사망자 데이터를 분석해 밤 기온과 사망률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1년 중 가장 더운 5~9월 밤 평균 기온보다 밤 기온이 높았을 때 사망률이 30~50% 높았고 이런 경향성은 연평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 더욱 뚜렷했다. 한국 도시의 경우 높은 밤 기온은 23.5도에서 24.9도 사이가 기준으로, 이는 열대야 기준 온도인 25도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2100년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한중일 28개 도시의 밤 기온의 변화를 예측한 결과 2090년까지 5~9월 평균 밤 기온이 현재 20.4도 수준에서 39.7도까지 두 배 가량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높은 밤 기온이 지속되는 날도 늘어난다. 2010년 대비 2090년대의 높은 밤 기온이 지속되는 날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밤 기온이 높아지면서 이로 인한 피해도 급증할 전망이다. 높은 밤 기온은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고 질병의 위험도 커진다. 논문에 따르면 2016년부터 2100년까지 높은 밤 기온으로 인해 질병 부담이 6배 증가한다. 사망에 기여하는 비율은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가 채택한 가장 강한 감축 시나리오에서 2090년 4.2%로, 2010년보다 6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위치앙 창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사람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취약계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폭염 경보 시스템을 설계할 때 밤 기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에는 한국인 저자도 참여했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는 "일본에도 '열대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밤 기온이 높은 현상은 역사적으로 문제가 됐다"며 "열대야가 실제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반면 열대야에 대한 사회적 대비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무더위쉼터도 밤에는 문을 닫는 등 밤 더위를 피할 곳은 많지 않다. 김 교수는 "높은 밤 기온의 영향은 앞으로 더 커질 예정"이라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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