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발주 LNG선, 한국이 싹쓸이
올해 103척중 韓 78척 수주
신규 발주가격 20개월째 상승
한국 조선사들이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 LNG운반선 부문이 이번에도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 7개월간 LNG운반선(14만㎥ 이상)은 전 세계에서 103척이 발주됐다. 이는 클락슨리서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 기록으로, 종전 최대 발주량인 2011년(41척)의 2.5배 수준이다. 올 들어 7월까지 발주한 LNG선(103척) 가운데 78척(76%)을 한국이 수주했다. 기업별로는 한국조선해양 34척, 삼성중공업 24척, 대우조선해양 20척 순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버뮤다 지역 선주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12척을 총 3조3310억원 규모로 수주하면서 한국 조선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선박 건조 계약을 맺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해운·조선업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겨울을 앞둔 시점에서 LNG선 수요는 앞으로도 양호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조선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올해 하반기를 포함해 세계 신조선 시장은 단기적으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LNG선은 수요가 비교적 탄탄해 갑자기 시황이 침체하는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LNG선 신규 발주를 이끄는 동력으로는 카타르 프로젝트가 꼽힌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카타르 국영 석유·가스회사인 카타르에너지(옛 카타르페트롤리엄)가 천연가스 생산 광구 개발과 맞물려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를 일컫는다. 업계에선 카타르 프로젝트발 LNG선 신규 발주량을 100척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클락슨 신조선 가격지수는 지난달 기준 161.57포인트로, 2020년 12월 이후 20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새로운 선박에 대한 수요가 공급에 비해 더 많아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다. 최근 한 달 새 LNG선(17만4000㎥급) 가격은 2억3100만달러(약 3015억원)에서 2억3600만달러(3080억원)로 2.2% 상승했다. 초대형 유조선은 1억1750만달러에서 1억1900만달러로, 벌크선은 6400만달러에서 6450만달러로 가격이 높아졌다.
'수주 호황'에 힘입어 국내 조선사들의 일감도 늘어나고 있다. 7월 말 기준 전 세계 조선사의 수주 잔량은 1억126만CGT로 전월 대비 51만CGT(0.5%) 증가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째 늘어났다. 최근 한 달 새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은 3%(93만CGT) 증가한 반면, 중국은 0.3%(12만CG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선박 위주의 수주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LNG 이중연료추진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일감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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