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위스은행 통해 수백만원 이익.. '더모아 재테크' 편법 판친다
아마존, 큐텐 등 해외 쇼핑몰에서 편법 활용
신한카드 "모니터링 통해 약관상 적립 불가한 것은 차단 조치"
신한카드가 지난해 말 단종한 ‘더모아 카드’ 사용자들의 해외 편법 사용이 판치고 있다.
해외에서 결제할 경우 캐시백 포인트 적립금을 두 배로 충전해주는 혜택을 이용해 결제 금액을 최대 한도로 늘려 이익을 얻는 것인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스위스은행을 통해 한 해 수백만원을 벌 수 있는 노하우도 공유되는 상황이다.
◇ 인터넷 커뮤니티에 ‘더모아 듀카스 재테크 노하우’ 공유글 봇물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더모아 카드 사용자들이 더모아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마이신한포인트 적립금을 최대치로 끌어모을 수 있는 편법을 공유하고 있다. 마이신한포인트 1포인트 당 한화 1원으로 쓸 수 있는 만큼 사용자들 사이에서 일명 ‘더모아 재테크’가 퍼진 것이다.
신한카드가 지난 2020년 11월 출시한 더모아 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의 나머지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구조다. 5999원을 결제하면 1000원 미만 3자리인 999원을 무제한 적립할 수 있어 이른바 최고의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로 불린다.
카드정보 업체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더모아 카드는 지난해 인기 신용카드 4위까지 올랐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더모아 카드 단종 전까지 20만장 가까이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모아 카드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두 곳에서 하나씩 두 장 발급이 가능했다. 두 장을 발급받으면 한 가맹점에서 하루에 카드당 한 번씩 두 번 결제해 각각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특히 모든 해외 결제는 999원을 두 배로 적립해줘 1998원이 적립된다. 이를 위해 국제수수료, 해외수수료 등을 모두 포함한 정확한 청구금액 계산이 가능한 더모아카드 계산기까지 존재하는 상황이다.
더모아 카드 사용자들은 이 계산기를 통해 5999원에 가장 근접한 외화를 계산한다. 그리고 해외쇼핑몰인 아마존, 큐텐(큐브) 등 일명 ‘해외 꿀통(꿀단지)’으로 부르는 곳에서 매일 5999원에 해당하는 기프트카드 및 쇼핑코인을 결제한다.
특히 더모아 카드 사용자들은 사용처를 넓히기 위해 스위스은행 듀카스카피 계좌를 개설하고 충전식 선불카드 ‘젠카드’를 발급받고 있다. 젠카드는 해외의 마스터카드 결제가 가능한 모든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한카드 측에서 지난 3월 젠카드 충전을 활용한 포인트 적립을 차단, 듀카스카피에 젠카드를 등록한 다음 포인트 적립을 우회하는 것이다.
이용자는 더모아 카드로 5999원씩 매일 해외 선불카드를 충전해 포인트 33%를 적립한다. 5000원을 초과하는 999원에다 해외 결제 시 2배를 돌려받는 혜택을 활용하면 충전 금액의 33%에 해당하는 1998원을 적립할 수 있다.
이런 영향으로 더모아 카드의 ‘피킹률’은 현존하는 신용카드 중 최고 수준이다. 피킹률이란 카드 사용금액 대비 혜택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피킹률이 3% 이상이면 사용하기 좋은 카드로, 5% 이상이면 고효율 카드로 평가받는다.
더모아 카드의 경우 해외에서만 사용할 경우 결제 금액의 3분의 1을 돌려받기 때문에 피킹률이 33%에 달한다. 이에 일부 사용자는 더모아 카드로 1만달러(약 130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서 얼마나 많은 적립금을 얻었는지 인터넷에 인증 글을 올리고 있다. 더모아 카드로 연간 13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429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 年 1만달러 이상 결제 시 통보 의무… 금융 당국 “통제할 방법 마땅찮아”
외환거래법 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개인별 및 법인별 연간 대외지급 실적을 여신금융협회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여신금융협회장은 개인별 및 법인별 신용카드 등의 대외지급 실적이 연간 미화 1만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다음해 둘째 달 20일까지 국세청장과 관세청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정부 당국이 더모아 카드 사용자들의 해외 결제와 관련한 소명 절차 등을 요구한 사례는 없다. 더모아 카드를 활용한 불법 거래 등이 없는 이상 이를 막거나 제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 신용카드 결제 내역은 국세청에 모두 통보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쓰는 자금을 불법적으로 이전하거나 세금이 누락되는 부분이 있는지만 확인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더모아 카드를 활용한 해외 결제가 불법 소지가 있지 않은 이상 이를 조사할 수 없고, 포인트 적립 등 캐시백 정책은 카드사들의 문제로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 탓에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더모아 카드를 출시한 지 1년 만에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기존 고객들의 편법 사용이 계속되면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모아 카드를 활용한 해외 결제가 늘수록 적자도 커지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더모아 카드를 출시할 때 서비스 약관에 의해 해당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니 이를 바꿀 수는 없다”면서 “해외거래에 대해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서 선불충전거래건을 선별하고 있으며, 이용고객에 대해 사전 안내(LMS발송) 후 마이신한포인트 적립을 제외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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