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도 참전..'한산' vs '비상선언' 판 흔들까[스경X초점]

이다원 기자 2022. 8.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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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 속 한 장면,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올여름 극장가 성수기 대전에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의 합류만이 남았다. 개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작품은 치열하게 대치 중인 ‘한산:용의 출현’과 ‘비상선언’ 사이를 비집고 판을 흔드는 복병이 될 수 있을까.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헌트’는 오후2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30.9%, 예매관객수 10만3844명을 기록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한산: 용의 출현’(23.5%)보다 7.4%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한 ‘비상선언’(15.0%)보다는 더욱 더 큰 격차를 보인다. 이대로라면 개봉과 동시에 왕좌를 수성하는 데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외계+인’ 속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헌트’는 앞서 여름 성수기 대전 ‘빅4’ 중 최약체로 예측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 이정재가 처음 감독에 도전한 작품이었던 것에 비해, 다른 경쟁작들은 굉장히 쟁쟁한 감독들의 차기작이었기 때문이다. 7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700만 누적관객수로 역대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의 새 이순신 장군 시리즈 ‘한산: 용의 출현’, 그리고 ‘더 킹’ ‘관상’ 등 흥행보증수표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사이에서 ‘헌트’의 경쟁력은 그다지 높게 점쳐지진 않았다.

그러나 시사회 직후 성수기 빅4의 평가가 엇갈렸다. 지난달 20일 가장 먼저 개봉한 ‘외계+인’(손익분기점 730만명)이 혹평 속에서 불안한 출발에 나섰고, 결국 개봉 4주차인 이날 누적관객수 150만명을 겨우 넘기며 흥행 참패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영화 ‘한산:용의 출현’과 ‘비상선언’ 공식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승기를 잡은 건 뒤이어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이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고지를 돌파하더니 누적관객수 400만명까지 넘어서며 흥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생생하게 재현한 클라이맥스와 배우들의 호연이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인 600만 고지까진 아직 요원한 상태다. 빅4 중 처음으로 손익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3일 개봉한 ‘비상선언’도 ‘한산: 용의 출현’ 뒤를 열심히 따라가고 있으나, 그 속도가 조금 느리다. 개봉 4일째 100만 고지를 넘어선 이 작품은 개봉 첫 주말 누적관객수 149만명까지 모으며 분투했다. 그럼에도 개봉 직후 이틀간만 1위를 수성한 뒤 ‘한산: 용의 출현’에게 정상을 내줘 앞으로 흥행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손익분기점은 500만명이다.

‘헌트’의 손익분기점은 420만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라 경쟁작에 비해 부담이 덜한 편이다. 이 작품은 이정재가 연출, 연기, 제작까지 모두 나서며 ‘청담부부’로 불리는 ‘지기’ 정우성과 뭉친 정치첩보물로, 전반부의 산만한 이야기 전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기대 이상의 미장센과 볼거리를 던지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헌트’ 개봉 이후 극장가 경쟁구도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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