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차량 4000여대 침수..추정 손해액 560억원
손해율 악화 우려에 손해보험주 하락 마감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당한 차량이 급증하면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금 지급액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사의 손해율 관리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신고 건수는 총 4072건, 추정 손해액은 559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만 해도 신고 건수가 2311건, 추정 손해액은 326억3000만원이었으나 4시간 사이 신고 건수가 2배 가까이 불었다. 이들 4개사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침수 피해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손해액의 크기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입차 등 차량 가격이 높은 차량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손해액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3년 태풍 ‘매미’가 전국을 휩쓸었던 당시 침수 피해를 본 차량은 4만1042대, 추정손해액은 911억원이었다. 2011년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는 피해 차량이 매미 때보다 적은 1만4602대였으나, 추정손해액은 993억원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실제로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침수 피해를 신고한 차량 1600여 대 중에 600여 대(약 38%) 정도가 수입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내내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차량 침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손해율이 올라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받은 돈보다 내주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차량 운행이 감소하고 사고가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0~80%대를 유지했다. 올 상반기에도 고유가 탓에 차량 운행이 줄어 손해율이 오르지 않았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사의 올 상반기 손해율은 75.9~78.0%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장마철 침수 피해 등의 영향으로 통상적으로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보다 약 5~7%포인트 올라간다”라며 “이번 집중호우 때문에 손해율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사이 수해로 인한 자동차 추정손해액이 가장 컸던 때는 2020년의 1157억원이었다. 당시 장마에 이어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 등이 전국을 휩쓸면서 2만1194대의 차량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롯데손해보험(-1.97%), DB손해보험(-1.85%), 한화손해보험(-1.17%), 현대해상(-0.88%) 등 손해보험주가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차량 침수 피해로 손해율이 악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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