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성 7명이 말하는 차별과 상처, 극복에 관한 이야기

성도현 2022. 8. 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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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뇌병변 장애, 왜소증 장애 등 저마다 다른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여성 7명이 각자의 생애를 더듬어가며 기록한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저자들은 신간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에서 성별과 장애 등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조건 때문에 받아온 차별과 상처에 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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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출간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글을낳는집.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발달장애, 뇌병변 장애, 왜소증 장애 등 저마다 다른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여성 7명이 각자의 생애를 더듬어가며 기록한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저자들은 신간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에서 성별과 장애 등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조건 때문에 받아온 차별과 상처에 관해 이야기한다. 광주의 장애인복지시설 실로암사람들과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가 공동 기획했다.

책은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에서 6개월간 진행된 '장애 여성의 자기 역사 쓰기' 수업의 결과물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 여성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한 저자들의 솔직한 생각이 담겼다.

책 제목은 최송아 씨의 글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다'에서 따왔다.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초중고 과정을 마쳤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최씨는 평생교육원에서 3년간 문해교육을 받고 읽고 쓸 수 있게 됐다. 최씨는 "내 연필은 휴대폰"이라며 "글이 보이기 시작하니 하고 싶은 말도 많아졌다. 글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최씨는 뇌병변 장애인으로, 여섯 살 때 장애인 생활시설에 입소해 29년간 산 뒤 서른다섯 때인 2019년 자립했다. 재활치료를 통해 조금씩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그는 "남보다 느리다 할지라도 달팽이처럼 거북이처럼 기어서라도 가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고 싶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부터 유년 시절 불의의 사고로 후천적 장애를 겪게 된 사람까지, 서른부터 예순까지, 가정을 떠나온 사람부터 제 손으로 새로운 가정을 꾸린 사람까지, 이들은 잊힌 존재가 아니라 삶의 주체로 거듭난다.

이들은 가족에게서 "뭣허냐? 병신다리 누가 보믄 어쩔라고 그려. 방으로 안 들어갈래!"(임은주 '방 안 퉁수')라는 모진 말을 듣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 "장애가 있는 여자와 결혼하면 끝까지 잘 산다는 보장이 없다"(정아 '셋에서 둘로')며 반대에 부딪힌다.

그러나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기술을 배워 일하고,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그림을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삭발을 하고, 글을 배워 그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못한 아픔을 표현한다.

김용목 실로암사람들 대표는 서문에서 "장애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세워온 이들의 꿈과 삶을 날것으로 만나게 해준다"며 "이 책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고 '내일'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글을낳는집. 240쪽. 1만3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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