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 리빙레전드' 시애틀 팬들과 뜨거운 작별 인사 나눈 수 버드

서호민 입력 2022. 8. 9. 13:37 수정 2022. 8. 9. 14: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서호민 기자] WNBA의 리빙레전드 수 버드(42, 175cm)의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는 그의 이름에 걸맞게 화려했다. 팬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있던 모두가 그를 축복하며 레전드 데이를 장식했다.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클라이미트 프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22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시애틀 스톰과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와의 경기. 시애틀은 버드의 마지막 정규리그 홈경기를 기념해 이날을 ‘레전드 데이’로 지정했다. 이날 클라이미트 프레지 아레나의 모든 곳은 버드와 관련된 것들로 꾸며졌다.

1980년생, 한국나이로 43세인 버드는 시애틀 그리고 미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2002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시애틀 스톰에 입단한 뒤 지금까지 시애틀 한 팀에서만 577경기를 치렀다. 통산 6783점 1459리바운드 32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스타 12회, 올-WNBA 8회 선정 경력을 갖고 있다. 소속팀 시애틀에겐 네 차례 우승(2004, 2010, 2018, 2020)을 안겼다. WNBA 역사상 세 번의 십년대에 걸쳐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선수로 남아 있다.

 

국가대표에서도 버드는 엄청난 커리어를 쌓았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 개수만 무려 5개. 2004 아테네 대회에 처음 올림픽을 경험했던 버드는 아테네부터, 베이징,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그리고 지난 해 도쿄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출전한 5번의 올림픽에도 모두 정상에 섰다.
이 뿐만 아니라 월드컵에서는 금메달 4개 및 동메달 1개를 보유한 버드는 세계 남녀 농구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렇게 20년 넘게 코트를 누벼온 ‘레전드’ 버드는 지난 6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레전드의 마지막 홈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팬들은 만원관중으로 응답했다. 이날 버드의 은퇴식 행사가 열린 시애틀과 라스베이거스의 경기에는 스톰 구단 역사상 최다인 18,000명의 관중이 운집했고, 시애틀의 브루스 하렐 시장은 버드의 업적을 기려 이날을 ‘수 버드 데이’로 지정했다.

 

그런가 하면 관중석 한 켠에서는 'We Love SUEattle'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가 보이기도 했다. 시애틀 팬들에게 그가 갖고 있는 상징성이 얼마나 큰 지 잘 알 수 있는 대목. 

경기 전, 은퇴행사에서 스톰은 버드와 그의 가족들을 초대, 헌정 영상까지 준비해 제2의 삶을 응원했다. 버드는 은퇴사를 낭독하기 위해 무대에 서자 울컥한 듯 잠시 말을 잃기도 했다. 그녀는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대한 감사을 잊지 않았다.
버드는 "많은 분들이 와줘서 정말 영광이고 그저 놀랍다"라며, "나는 그저 스톰의 일부분이었다. 오늘 행사는 그동안 스톰이 쌓아온 역사를 기리기 위해 열린 행사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버드의 은퇴식을 위해 시애틀은 필승을 다짐했지만, 아쉽게도 패배를 막지 못하고 시즌 13패(20승)째를 기록했다. 버드는 마지막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32분을 뛰며 9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에이자 윌슨은 경기종료 후 "나는 버드의 은퇴식을 방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이곳에 초대했다. 단지 재미를 위해 평소보다 좀 더 가볍게 임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버드도 은퇴식이 열린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듯 "솔직히 조금 아쉽다. 거짓말이 아니다(웃음)"라며, "하지만 괜찮다. 나는 데뷔 첫 경기에서도 졌다. 경기결과 별개로 나에게는 정말 멋진 날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통산 19번째 시즌에 나서며 정규리그 3경기와 플레이오프 무대만을 남겨놓게 된 버드. 프랜차이즈 선수답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클라이미트 프레지 아레나를 가득 채웠던 이날은, 말 그대로 레전드를 위한 날이었다.

#사진_AP/연합뉴스, FIBA 제공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