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X박희순X윤진서X박지연, '모범가족'이 주는 역설의 의미(종합)[M+현장]

이남경 2022. 8. 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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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가족’ 제작발표회 사진=넷플릭스

‘모범가족’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연이 역설적이지만 가장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삶을 향해 나아간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연, 김진우 감독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한 진솔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우는 “대본을 그때 당시 ‘이 구역의 미친 X’라는 작품을 촬영하던 막바지에 보게 됐다. 촬영장에서 잠깐 보고 이후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대본을 놓지 못했다. 대본이 굉장히 구체적이었고, 머릿속으로 그 장면이나 이야기들이 잘 그려졌다. 더군다나 동하라는 캐릭터를 기존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였다. 평범한 소시민의 역할은 다른 작품에서 보여드리기는 했지만, 이 캐릭터가 다른 점은 평범한 소시민이 아주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듯한, 어렸을 적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들이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에피소드로 인해서 잠재된 양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박희순은 “평범한 가족이 돈 가방 때문에 마약 조직과 얽히게 되는 이야기인데, 비현실적인데 현실적이고 비극적인데 웃픈 상황이 겹치니까 굉장히 흥미롭고 긴박한 이야기에 매료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하 역을 소화하기 위해 정우는 “평상시에 운동을 즐겨하는 편인데 근육이 있는 편이다 보니 감독님이 우스갯소리로 말을 하신 게 있다. 강의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동안 여러 역할을 해서 때로는 강한 역할을 하는데 학생들을 제압하는 느낌이 없고 작아 보였으면 한다고 하더라. 3-4kg? 70kg 초반에서 66kg 정도까지 뺐다. 그러면 체구도 작아 보이고 왜소해 보이니까. 감독님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어울리는 모습에 흡족해하신 기억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윤진서는 정우와 부부 호흡을 맞춘다. 특히 정우에게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 많음을 짚었다. 그는 “동하한테 뭐라고 하는 장면이 많다. 한 번은 대본을 읽다가 PD님이 ‘너무 뭐라고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할 정도였다. 난 이해가 가더라. 정말로 이 친구가 작업을 갖고 있고 자기도 경제생활을 하면서 뭐라고 하면 설득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 그 부분을 말씀드리면서 바가지를 긁더라도 진정성이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직접 아이디어를 냈던 부분도 설명했다.

‘모범가족’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연 사진=넷플릭스

‘모범가족’에 합류하게 된 박지연은 “기쁘기도 하고 매운 것 먹은 것처럼 얼얼했다. 그동안 하던 거랑 달라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라고 털어놨다.

흙을 파는 스틸과 관련해 정우는 “작품의 분위기상 맨손으로 파야하는 게 맞더라”고 답했다. 이어 “스태프분들, 감독님이랑 의견 나누면서 저게 맞겠다 싶어서 했다. 진짜 흙도 있지만 가짜 흙도 있어서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궁금하면 땅 한 번 파보세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시나리오 볼 때는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파면 만만치가 않더라. 극한의 상황에서 그런 감정으로 파다 보니까 쉽지 않더라. 돈가방을 들고 정신 나간 듯이 쫓겨야 하니까 그때 촬영이 새벽이었을 거다. 새벽이었는데 와 너무 힘들어서 정말 오장육부가 다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카메라와 배우와의 어떤 쫓는 합이 맞아야 하니까 오케이 사인을 받기까지 수십번의 테이크가 있었다. 너무 힘드니까 바닥에 대자로 누워서 또 다시 숨을 고르던 기억이 촬영 초반에 있었다. ‘갈 길이 먼데, 이거 심상치가 않구나’ 했다”라고 덧붙였다.

박희순은 정우의 연습 과정을 증언했다. 그는 “분장을 할 때 눈을 감고 있었는데 옆에서 정우가 분장팀한테 ‘내가 정말 미안해. 다신 안그럴게’ 하고 사과를 계속하더라. ‘뭔가 크게 잘못했구나’ 하고 눈을 살짝 떠서 보는데 연습을 하고 있더라. 그렇게 크게 연습을 하는 걸 처음 봤다. ‘미안해’를 그렇게 크게 하는 거 처음 봤다. 보통은 읊조리는 건 봤는데 ‘어, 미안해. 미안해’ 할 정도로 그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라고 밝혔다.

김진우 감독은 “박희순이 나한테 뭐라고 했냐면 ‘감독님은 스카이 감독님이다’라고 했다. ‘뭘 그렇게 스카이를 좋아하냐’라고 하더라. 배우분들도 힘들 거다. 새벽에 동트기 직전, 해가 질 시간이 많지가 않다. 테이크를 많이 갈 수 있는 거도 아니고. 내 입장에서 어쩔 수가 없는데, 10부여서 길 것 같지만 며칠 사이의 일이다. 그때 시제가 주는 배우분들을 긴장시키는 몽환적인 게 있다. 그 시간대만 가능한. 배우분들이 그런 걸 느끼며 연기하는 긴장을 가져가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 시제는 과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게, 지나치게 판타지도 아니고 그 중간 어디 지점에 톤 앤 매너가 있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스틸 사진들을 보던 박지연은 “작품이 냉정하고 차갑고 그렇지만, 현장은 정말 가족처럼 되게 따뜻하고 어쩌면 유쾌하기까지 했다. 그런 현장 공기들도 많이 생각난다”라고 회상했다.

오랜만에 대중들을 만나게 된 윤진서는 휴식기 동안의 근황을 공개했다. 그는 “쉬고 싶던 것 같다. 그런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러면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작품을 기다리기는 하는데 그 마음이 어느 정도 충돌하는 상태에서 재밌는 개인적인 생활을 보내다가 드디어 ‘모범가족’을 만났다. 그동안 잘 놀았다. 바다도 많이 가고, 책도 많이 보고, 영화도 많이 보고, 광화문 근처에 산책도 많이 다니고. 그렇게 잘 지내다가 작품을 기다렸지만, 드디어 그랬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진우 감독은 작품명의 뜻에 대해서 “‘모범’이라는 말은 가치평가적인 말이다. 다른 사람의 외형만 보고서 막연한 내부 속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되게 모범적이다’라고 하는 느낌으로 표현할 때의 모범이었다. 어떻게 보면 되게 무책임한 단어일 수도 있다. 그러면은 이 무책임한 단어는 속에 들어가서 봐야한다. 실제로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는지는 당사자들, 실제를 맞닥뜨린 당사자들만 할 수 있다. 가족은 미리 학습할 수 없다. 태생적으로 가진 가족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모범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규범적으로 ‘이 정도면 모범적인 가족이야’라고 할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질감, 보고 나서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역설이 있다고 느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할 때 사실은 선험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가족들은 서투르다. 나도 그렇고, 가족분들이 그 서투름이 어디서 기인하는지를 보게 되는 거다. 그 지점을 가져가고 싶었다. 가족은 우리나라에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족은 특수한, 상대적인 의미를 가져왔다. 실제로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형태를 학습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궁금증을 더했다.

[종로6가(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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