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따서 감형-더 취해서 감형" 이상한 음주사고 징계

이재호 기자 2022. 8.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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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해 양형 조처했다."

김 위원장은 "자격정지 1년 6개월은 선수에게 치명적인 징계"라며 "다만 김민석은 올림픽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해 양형 조처했다"고 밝혔다.

정재원 "역시 무슨 차를 타고 복귀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며 "(동료들이 음주운전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징계 수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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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올림픽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해 양형 조처했다."

"무슨 차를 타고 복귀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결정."

김성철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장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선수촌 내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징계를 내리며 이상한 이유를 댔다. 가형을 해도 모자를 이유로 오히려 감형을 한 공정위의 결정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연합뉴스

김민석과 정재웅, 정재원, 정선교 등 네 명의 선수는 지난달 22일 오후 충청북도 진천선수촌 인근에서 식사 중 음주한 뒤 정재웅이 운전한 김민석 소유의 승용차를 타고 선수촌에 복귀했다.

이 중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는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다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윤(의정부시청)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고 선수촌 정문에 있는 웰컴 센터로 내려갔고, 모임을 마친 김민석은 자신의 차량에 정재웅, 정선교, 박지윤을 태운 뒤 숙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촌내 보도블록 경계석에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후 논란이 되자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연맹 회의실에서 징계 회의를 열고 김민석에게 음주운전 사고 및 음주 소란 행위,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행위를 적용해 선수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음주운전을 한 정재웅(성남시청)은 같은 이유로 선수 자격정지 1년, 음주운전을 방조하고 차량에 함께 탑승한 정선교(스포츠토토)와 정재원(의정부시청)은 각각 선수 자격정지 6개월, 선수 자격정지 2개월의 경징계를 받았다.

김성철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장은 "타 종목과 비교했을 때 결코 징계 기간이 짧지 않다"며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다.

김 위원장은 "자격정지 1년 6개월은 선수에게 치명적인 징계"라며 "다만 김민석은 올림픽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해 양형 조처했다"고 밝혔다. 김민석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은메달, 남자 1500m 동메달을 땄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1500m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빙속 중장거리 간판.

ⓒ연합뉴스

올림픽 메달로 병역혜택도 받고 빙속 간판으로 많은 포상금과 연금 혜택 등도 받았는데 국민들이 운동하라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선수촌에서 음주를 하다 사고까지 냈다. 그런데 공정위는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한다. 감형 사유가 아닌 가형 사유가 되어야할 일인데 말이다.

정재원 "역시 무슨 차를 타고 복귀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며 "(동료들이 음주운전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징계 수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너무 취해 기억도 못할 정도로 마시고 인사불성이 돼서 음주차량에 실려왔다고 이 역시 감형사유가 될 수 있을지 납득하기 어렵다. 모두 '가형' 사유지 '감형' 사유가 아닌데 말이다.

음주사고의 경우 최근 축구나 야구, 농구 등 프로 스포츠에서는 아예 계약해지를 하고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나는 정도의 큰 죄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최대 1년 6개월에서 2개월 수준의 징계가 끝이다.

이 징계기간도 흥미롭다. 동계 아시안게임은 2025년, 다음 동계올림픽은 2026년 열린다. 김민석은 이 대회들을 준비하기 모자라지 않는 2024년 2월에 복귀한다. 큰 대회는 참가할 수 있는 딱 그정도의 징계라는 점에서 눈치보기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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