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장과 통일교 논란에 기시다 지지율 '최저'..개각으로 돌파?

박용하 기자 2022. 8. 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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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나가사키에서 열린 원자폭탄 투하 77주년 평화기념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나가사키 |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의 여파로 난국에 빠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 정치권의 유착 문제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한 반대론도 불거지며 임기 이후 최저 지지율에 직면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10일 개각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드러졌다. NHK가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2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46%를 기록했다. 이는 3주 전 설문조사에서 기록한 59%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기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7%였다. NHK 조사에 비해 높았으나, 이 역시 지난달 11∼12일 조사했을 때의 수치에 비해선 8%포인트 낮은 것이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하락엔 통일교와 정치권의 유착, 코로나19, 고물가 문제 대응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8일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사건 이후 일본 내에선 통일교 문제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통일교와의 관계에 관해 설명할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7%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한 국론 분열도 영향을 미쳤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오는 9월27일로 예정됐는데, ‘국장이 적절하다’는 기시다 총리의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NHK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국장) 결정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지만, ‘정부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를 차지했다.

지지율 하락이 지속되자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는 “이대로 가면 코너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10일 개각과 자민당 당직 인사로 난국 돌파를 노리고 있다. 이번 개각은 당초 예상보다 일찍 이뤄지는 것으로 통일교와의 문제까지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현직 각료를 포함해 새로 지명되는 각료나 부대신들도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확실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들은 9일 이번 인사와 관련해 요직인 당 정무조사회장에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을 기용하는 안이 최종 조율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기우다를 정조회장에 앉혀 아베파를 배려하는 한편 방위비 증액 등 주요 정책 추진에 있어 당정 협의를 원활히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이자 통일교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교체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다만 요직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기우다 산업상도 앞서 통일교와 관계가 깊다는 의혹이 나온 바 있어 이에 따른 비판이 예상된다. 야당에선 이번 개각을 앞두고 “인사로 통일교 문제로부터 (국민의) 눈을 돌리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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