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훼손' 김해시,국가 사적 신청 철회 "차후 다시 할 것"

지석묘(고인돌)로 확인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 과거 전경. 연합뉴스

국내 최대 규모 고인돌인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를 정비·복원하는 공사를 진행하다가 원형을 훼손해 논란이 불거진 김해시가 지난 1월 문화재청에 제출했던 유적의 국가 사적 지정 신청을 8일 철회했다. 김해시는 문화재청이 정비사업 보완을 요청해 오면 이를 이행한 이후, 국가 사적 지정을 다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김해시는 지석묘의 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한다는 공문을 전날 제출했다. 지석묘는 지난 2006년 택지지구개발사업 중에 발견됐다. 상석 무게가 350t, 묘역의 면적이 1,652㎡(약 500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고인돌 유적이다. 김해시는 2020년부터 유적을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바닥에 깔린 박석을 발굴 조사를 관할하는 문화재청과 협의하지 않고 들어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조치가 매장문화재 보호법 등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보고, 책임 소재를 가려내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해시 가야사복원과 관계자는 이날 "유적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사적 지정 심의가 진행되면 논란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해 신청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보완을 요청해 올 것이라고 보고, 이를 다 반영하고 계획을 다시 수립해서 국가 사적 지정을 다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적의 원형이 국가 사적 지정 신청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는 전문가들의 입장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 "박석을 문화재청과 협의하지 않고 들어낸 것은 훼손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다만 유적의 훼손 정도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박석을 중장비가 아닌 수작업으로 걷어냈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의 주장대로) 유적 아래 존재하는 청동기 시대 문화층이 훼손됐을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