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구매력 9년來 최저.. 불 붙은 수입물가에 기름 붓는다

윤명진 기자 입력 2022. 8. 9. 11:15 수정 2022. 8. 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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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원화 가치가 구매력 기준으로 2013년 수준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326원을 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실질실효환율은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로 원화만 통화 약세인 것이 아니라 일본 엔화 등 다른 통화도 약세"라며 "환율이 오른다고 수출 기업 경쟁력이 생기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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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가치 보여주는 실질실효환율

102.04로 2013년 수준까지 하락

高 환율이 수입물가만 밀어 올려



원화보다 엔화 구매력 더 떨어져

환율 올라도 韓수출에 도움 안돼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원화 가치가 구매력 기준으로 2013년 수준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수출 감소 등 수출 증가가 더딘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수입물가 상승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일본 엔화 가치의 하락 속도가 더 가팔라 제한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2010년=100)은 102.04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2013년 7월(101.95) 이후 최저치인 101.99까지 떨어진 뒤로 바닥권을 횡보하고 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반영한 환율로 각국 통화의 실제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부터 환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2021년 1월 109.45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6개월 만에 6.8%가 떨어졌다. 7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326원을 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실질실효환율은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수입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늘어나며 55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595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1%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해 증가 폭이 두 배가 넘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된 이유지만, 1300원을 넘는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도 높아진 환율에 경영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환율을 경영 애로 사항으로 꼽는 제조업체 비중이 6.8%로 6월 조사(5.1%) 때보다 1.7%포인트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로 원화만 통화 약세인 것이 아니라 일본 엔화 등 다른 통화도 약세”라며 “환율이 오른다고 수출 기업 경쟁력이 생기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통상 실질실효환율이 낮아지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더 크게 떨어지고 있다. 6월 기준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59.16으로, 통계가 공표된 1994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1년 1월(75.48)보다도 21.6% 감소했다. 일본의 실질실효환율이 한국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수출 경쟁력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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