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000억 쏟았지만 또 당했다.. 강남 침수 반복 3가지 이유
수도권 집중호우로 9일 서울 강남 일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그 원인으로 강남 지형이 항아리처럼 오목한 모양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매 여름 반복되는 강남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예산 총 1조4000억원을 쏟아부어 하수관 용량 확대 등 개선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번 집중호우에는 속수무책이었던 셈이다.
서울시가 지난 2015년 3월 발표한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에 따르면, 강남의 상습 침수 원인은 ▲오목하고 지대가 낮은 항아리 지형 ▲강남대로 하수관로 설치 오류 ▲반포천 상류부 통수(通水) 능력 부족 등이다.
기본적으로 강남 일대는 주변보다 지대가 10m 이상 낮다. 특히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인근 서초역보다 14m 낮은 지대에 있다.
여기에 기존 하수 시설의 한계도 지적됐다. 강남대로 지하 하수관로는 역경사가 생기도록 잘못 설치해 배수가 원활치 않았고, 하수가 반포천 상류에만 집중되도록 배수로가 설계돼 하천 범람 위험이 컸다.
개선을 위해 서울시는 예산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하수관거 개량 사업 7364억원 ▲빗물 펌프장 신·증설 사업 2939억원 ▲빗물 저류조 설치 사업 2142억원 ▲하천정비 사업 1649억원 등이다.
이러한 서울시 대책은 시간당 강수량 95㎜ 수준 집중호우까지 막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폭우가 내린 9일 현재까지도 대책의 핵심으로 꼽힌 ‘반포 유역분리터널’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반포 유역분리터널’은 반포천 상류로 향하는 하수를 중류로 분산하는 역할을 해 침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난 2016년에 착공해 2019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공사가 현재 3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역분리터널 자체는 공사를 마쳐 이번 폭우에 일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일부 하수관은 지장물이 많아 아직 공사를 끝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용량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여름철 집중 호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시간당 최대 95㎜ 용량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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