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쌓듯 '모듈러 공법'으로 12층 올려..工期·탄소 20% 감축

김순환 기자 2022. 8.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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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은 지구환경 보전과 건강한 삶을 담보하는 친환경 건설을 위해 모듈러 건축 등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에 완공한 국내 첫 고층(12층) 모듈러 건축물인 기가타운 전경. 포스코건설 제공
포스코건설은 탄소 저감 시멘트 사용 확대를 위해 지난 3월 레미콘 회사 등과 친환경 시멘트인 포스멘트(PosMent)의 생산 및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원종(왼쪽부터) 포스코건설 구매계약실장, 최재호 유진기업 부사장, 박홍은 한국기초소재 대표이사, 박현 포스코 환경기획실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최고층 모듈러 건물‘기가타운’ 준공 포스코건설

국내 처음으로 친환경 모듈러 공법으로 10층을 넘어선 고층 주거시설이 완공됐다. 모듈러 주택인 ‘기가타운(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생활관)’이다. 9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기가타운은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에 지하 2층, 지상 12층 500실 규모의 기숙사 건물 2개 동으로 준공돼 올해부터 사용에 들어갔다. 건물 중 A동(200실)은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설치하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고, B동(298실)은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RC) 공법으로 건설했다.

설계부터 ‘프리콘’ 작업 수행

제작·설치과정 오류 미리 막아

건설재해율 감소 등 고려하면

철근콘크리트보다 비용 6%↓

구조적 안전성·시공성 실증

RC코어·대형버팀대 조합으로

20층 이상 건물 구현도 가능

기가타운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건축물로 시공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A동은 저탄소 미래건설기술로 주목받는 모듈러 공법의 품질·가격·공사 기간 등의 경쟁력을 종합 검증할 수 있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현재 전 세계 최고층 모듈러 건축물은 영국 런던에 있는 ‘101 조지 스트리트 타워’로 44층(135.6m)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국책과제 실증사업으로 완공된 6층 건물이 최고층이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강서구 가양동 ‘가양 라이품(2017 완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충남 ‘천안 두정 행복주택(2019 완공)’ 등이다.

국내는 8월 기준 10층 이상의 중층형 모듈러 사업으로 서울 ‘가리봉 청년주택(12층)’, 경기 ‘용인 영덕 행복주택(13층)’ 등이 추진되고 있으나 실제로 건물을 완공, 성능까지 검증해 입주한 사례는 기가타운이 처음이다. 기가타운은 국내 첫 12층의 모듈러 건물로 구조적 안전성과 시공성을 실증한 사업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기가타운에 적용된 구조시스템인 RC 코어, 대형 버팀대(메가 브레이스·Mega Brace) 조합은 20층 이상의 모듈러 건물 구현도 가능하다”며 “향후 모듈러 건물의 고층화에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가타운 모듈러 동은 모듈러의 설계단계부터 빌딩정보모델링(BIM) 기반의 ‘DFMA(Design for Manufacture and Assembly)’로 제작과 조립 공정을 고려해 최적화 설계를 진행했다. 실시 설계 단계에는 제작·시공 전문가가 함께 프리콘(Pre-Construction Service)을 수행해 제작·시공·경제·성능 등을 사전 검토했다. 프리콘은 BIM 기반의 실물모형(Digital Mock-Up)을 포함한 가상구조물(Virtual Construction)로 모듈러 유닛의 제작공정·운송·현장 설치공정을 사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제작·설치 과정의 잘못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공법이다.

기가타운은 특히 동일한 설계 기준을 적용한 기숙사 숙소를 두 가지 공법으로 구현, 보편화한 RC 공법 대비 모듈러 공법의 경쟁력을 비교할 수 있었다. 두 공법 간의 공사 비용 비교도 관심사였다. 주차장, 근린생활시설의 저층부(지하 2층∼지상 2층)와 상층부(3∼12층) 코어는 공통적으로 RC 공법을 적용하고, 상층부의 숙소 2개 동에 대해 각각 모듈러와 RC 공법을 적용해 건설했기 때문이다. 저층부와 상층부를 포함한 건물 전체(지하 2층∼지상 12층)를 대상으로 공사 비용을 분석했을 때 모듈러 공법 적용으로 RC 공법 대비 전체 공사비가 1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듈러 공법 적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공기 단축에 의한 조기 수익 확보 및 금융비용 절감, 건설 재해율 감소, 건설단계 및 폐기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 저감, 소음·미세먼지 등 시공과정의 환경오염 방지 등)를 고려하면 전체 공사비에서 RC 대비 6%의 추가적인 공사비 절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자재비 및 건설인건비를 고려할 때, 모듈러 공법은 공장제작 모듈의 표준화 및 부품화 그리고 제작 자동화를 통해 시장에서 원가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기가타운은 2020년 4월 착공 후 준공까지 총 21개월의 공사 기간이 걸렸다. 그중 모듈러의 제작 및 설치에는 약 7개월이 소요되었는데 200개의 숙소 유닛을 공장에서 제작하는 데 6개월, 현장으로 운송·설치하는 데 38일이 걸렸다. 현장에서 내외장 마감공사까지 마무리한 기간을 고려하면, RC동보다 4개월 정도 기간이 단축돼 전체 공기는 20% 정도 단축 효과가 있었다.

기가타운 건축공사에 투입되는 건축 자재의 생산단계에 대한 잠재적인 탄소 배출량을 평가한 결과 모듈러 공법은 RC 공법보다 26.47%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배출 영향도가 가장 높은 레미콘 부문의 탄소배출량이 크게 저감됨에 따른 결과이다. 이는 건축자재 생산단계만 고려한 것으로 건물 사용 후 폐기 및 재활용 단계까지 고려하면 자원을 절약하고 건설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모듈러의 탄소 저감 효과는 훨씬 더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닥충격음(1급), 세대 간 차음(3급), 라돈 등 실내 공기 질, 결로 방지, 기밀 등 공동주택에 필요한 주요 거주성능을 검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RC 구조와 동등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포스코건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념에 맞춰 탄소 중립, 친환경성, 안전 등의 기여효과가 높은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후속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 인재창조원 숙소동(142실)은 2021년 발주돼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또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숙소동(800실)은 초대형 모듈러 건물로 올해 하반기 발주 예정이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수소 500만 t 생산 인프라 등 ESG 건설사업 팔걷어

탄소 저감 시멘트 개발하고

친환경 콘크리트 거푸집 양산

포스코건설은 국내 건설업체 중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개념을 경영 전반에 가장 강력하게 접목한 건설사로 꼽히고 있다. 지구환경 보전과 건강한 삶을 담보하는 친환경 건설을 위해 ESG 확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그룹의 지주사 전환 및 정부의 친환경 정책 확대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수소 500만t 생산 인프라 구축, 신재생 발전, 수처리·폐기물 사업, 저탄소 친환경 건축 기술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에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인 오스테드와 해상풍력 및 그린수소 사업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건설은 앞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친환경 에너지 저감형 건축물인 포스코 그린빌딩을 건립했다. 또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가 국내 최초로 비주거시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주거 브랜드인 ‘더샵’ 아파트 건설에도 ‘지구환경, 건강한 삶’이라는 ESG 개념을 접목해 설계 및 시공과정에서도 친환경 자재 사용을 확대하고 생태계를 고려한 단지 조경, 실내 맞춤 정원 특화설계 등 환경·사회적 요소를 특화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건설산업 생태계 전반의 탄소중립에 이바지하기 위해 탄소 감축과 저탄소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탄소배출량 저감 관리를 위한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온실가스 감축 시범현장 운영을 통해 본격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또 임직원과 외부 이해관계자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포스코건설 그린라운드테이블(POSCO E&C Green Round Table)인 ‘P-GRT’를 운영하고, 국산 폐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근무복 도입과 출장 시 공유 전기차 활용 등 임직원이 참여하는 온실가스 저감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건설현장에 적용 중이다. 제철 부산물인 고로슬래그를 혼합해 최대 60%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시멘트 ‘포스멘트(PosMent)’를 개발하고 내년까지 전체 시멘트 사용량의 53%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포스코 사내벤처 ‘이옴텍’과 함께 폐플라스틱과 슬래그 분말을 융합해 친환경 콘크리트 거푸집도 개발, 외부 판매를 위한 대량 생산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건설공사로 인한 사업장 인근의 생태계 파괴를 방지하고 서식지 보전 및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심지에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 수행 시 유기동물 보호를 위해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지자체와 고양이 급식소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위기동물 구조 및 임시보호 공간 마련, 벌 개체 보호를 위한 도시 양봉,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캠페인 및 어린이 환경 교육프로그램인 ‘초록놀이 학교’ 운영 등 인간과 동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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