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잡플래닛 황희승, 4년 전 겨울을 났던 창업가의 생존

임경업 기자 입력 2022. 8. 9. 08:00 수정 2022. 8. 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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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회 발행하는 유료 뉴스레터 [스타트업]

잡플래닛(회사명 브레인커머스)에는 기업 리뷰가 800만개쯤 쌓여있습니다. 회사 수도 40만 곳 정도 됩니다. 어느 정도 숫자냐면...한국에 50인 이상 사업장이 대략 2만5000곳 쯤 됩니다. 그러니까 직원 50명 이상 기업 대부분이 잡플래닛에 등록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고요, 중소기업 대부분 리뷰도 잡플래닛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직과 이직을 할 때가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잡플래닛에 접속해 갈 회사를 검색해보죠. 그런데 우린 이런 HR 플랫폼이 무얼로 돈을 버는지는 사실 다들 잘 모릅니다.

잡플래닛은 이미 2018년. 그러니까 2022년의 겨울이 오기 4년 전 팀원 절반 이상을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창업자 황희승 대표의 런웨이(법인 통장의 잔고가 0원이 될 때까지,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는 당시 6개월이었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그의 아침은 매일의 매출, 수익, 지출과 비용을 정리한 엑셀 파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지금은 매일, 월로도 보고, 분기별로 남은 자금과 숫자를 꼼꼼하게 따진답니다. 그때의 고통이 남긴 루틴이라고요.

“아직 2018년도에 받은 투자금 70%가 계좌에 남아있습니다. 올해 투자를 받긴 했지만 조금만 받았어요. 비상시국을 대비한 저축 느낌으로요. 2년 사이 돈 많이 풀렸을 때 투자 세게 받은 다른 스타트업들이 좀 부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꾹 참았습니다.”

황 대표는 2009년부터 창업을 해 온 연쇄창업자이자, 이번이 대표직만 네번째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생소하던 시절 그루폰코리아의 대표를 맡기도 했었고요. 오랜 기간 창업판에 있었던 그가 이토록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해온 이유는 2018년 남들보다 먼저 겨울을 맞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 들고 있는 캐릭터는 잡플래닛의 캐릭터 '오성이'라고 한다. 리뷰 만점의 '별 다섯개'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잡플래닛

◇글래스도어 카피캣 아닙니까

-글래스도어 처럼 미국엔 이미 잡플래닛과 비슷한 플랫폼이 여럿입니다. 카피캣 아닙니까?

“유니크한 비즈니스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싸이월드가 더 커졌다면, 페이스북이 싸이월드의 카피캣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거예요. 사람들의 니즈에서 출발하는 것은 같고, 결국 어느 방향으로 진화해나가는지가 중요한 것이죠.

잡플래닛은 리뷰 플랫폼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때 물론 글래스도어가 있었고, 글래스도어 말고도 비슷한 플랫폼이 여럿이었습니다. 모든 플랫폼의 UI/UX를 참조하긴 했습니다.

벤치마킹에도 논리가 필요합니다. 당시 한국 인터넷 시장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플랫폼 1위는 G마켓. 그 다음이 잡코리였죠. 1위 커머스, 2위 HR플랫폼이였죠. 커머스는 그루폰부터 창업을 해서 잘 알았던 분야였고, 이미 수직, 수평 모두 확장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HR 플랫폼은 달랐어요. 잡코리아, 사람인, 인쿠르트 등 저희가 아는 HR플랫폼들이 모두 같은 방식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비즈니스를 한다면 충분히 시장 사이즈 자체를 키울 수 있는 시장이라 계산하고 들어간 것이죠.”

-답은 회사에 대한 리뷰다?

“기존 HR 플랫폼에선 회사에 대한 공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기업의 규모, 매출액, 급여수준 등에 대한 정량적인 데이터죠. 문제는 입사 후에 내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될 것인가. 그 정보는 기존 HR 플랫폼에서 거의 찾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회사를 다녀본 후기’에 포커스 했습니다.

될 것 같았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서베이를 했죠. 엑셀에다가 주변 친구들이 다녔거나, 알 법한 회사들에 대한 후기를 쭉 모았습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그 파일을 보게 한 것이죠. 예컨대 ‘○○대기업에 다녀본 7년차 직원의 회사 평가’ 같은 것들을 보여줬는데. 친구들이 15분이 넘도록 아무말 없이 집중해서 엑셀 화면을 보더군요. 가설 검증 성공이었습니다.”

-사람이 몰려도 돈으로 쉽게 연결되지는 않죠.

“돈 버는 가설 검증이 제일 어렵습니다. 글래스도어는 기업 사이드로부터 돈을 법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PR팀과 HR팀이 밀접하게 일을 해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를 하는 PR 자체가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하거든요. 채용을 위한 투자, ‘기업 브랜딩’에 실제 돈을 써요. 미국의 글래스도어 같은 플랫폼에선 A 회사에 대한 가감없는 리뷰가 있는 한편, A회사의 최근 소식과 채용 이벤트, A 회사가 직접 회사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는 페이지가 따로 있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이 글래스도어에 돈을 내고 만든 페이지죠.

하지만 한국의 인사팀은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하는 조직이 아니죠. 회사 브랜딩에 왜 돈을 써야하는지도 몰랐고요. ‘다른 HR 플랫폼 제일 상단에 몇백만원 내고 배너 노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러니까 애초에 시장 자체를 만들 수가 없는, ‘마켓 메이킹’이 안 됐던 것이죠. 중소기업 인사팀장님들에게 “HR 브랜딩이라는 시장이 있습니다!” 라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5년 넘도록 리뷰는 잔뜩 모았는데, 돈 벌 방법이 안 보였죠. 그랬더니 런웨이가 코 앞에서 끝날 기미가 보이더군요.

[전문은 유료 가입하고 보세요. 2021년 3월 이후 발행한 모든 레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유료 레터에 포함된, 부제목과 그래픽, 사진입니다.]

◇50% 구조조정 해야한다면 70%를 해야한다

-2018년엔 런웨이가 6개월인 적도 있었다고요.

-한국도 잘 안 됐는데, 해외를요?

-팀원은 얼마나 줄여야 했나요

-어쨌든 시간을 벌었군요.

-지금 스타트업계에도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같은 처지에 놓인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실제 잡플래닛에 올라온 잡플래닛의 리뷰.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3.8점. 3~4점대 리뷰가 제일 많았다.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지 않고, 돈을 버는 법

◇원티드와 다른 점은 무엇

이혜민 핀다 대표(왼쪽)과 황희승 대표. /지디넷코리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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