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10년간 10배..'바이든 수혜' 입는 헬스케어 대장주
미국이 또 한 번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려나 봅니다. 지난해 말 조 맨친 상원의원(민주당)의 반대로 상원에 계류됐던 'BBB(Build Back Better·더 나은 재건)법'이 'IRA(Inflation Reduction Act·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탈바꿈하면서 7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BBB법안(3조5000억달러 규모) 보다는 훨씬 축소됐지만 IRA법도 총 4330억달러(약 565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정책에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향후 10년 간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부문에 3690억달러(약 482조원)를, 건강보험과 헬스케어 부문에 640억달러(약 83조원)를 투자합니다.
오늘은 IRA 법 통과와 함께 건강보험과 헬스케어 부문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배당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익숙한 이름일텐데요. 여기에 '바이든 수혜주'로 정책적 모멘텀까지 얻게 됐죠.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미국 최대 의료보험,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입니다. 사업 부문은 크게 두 가지로 '건강보험서비스'(Unitedhealthcare)와 '디지털 사업부문'(Optum·옵텀)으로 나눠져 있어요.
당장 실적을 살펴보죠. 2분기 매출은 803억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0.8% 상회했네요. 지난해 대비로는 12% 성장했습니다. 영업이익은 71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19% 올랐어요. 건강보험서비스, 디지털사업 부문 모두 각각 두 자릿수 성장(매출 각각 11.9%, 17.8%)을 했습니다.
가격결정력 가진 美건강보험업 1인자
먼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건강보험서비스' 부문부터 살펴볼게요. 미국은 한국과 달리 건강보험이 민영화 돼 있고, 인구가 3억명에 달해 건강보험 시장이 매우 큽니다. 2022년 기준 미국의 건강·의료보험 시장 규모는 1조1000억달러(약1428조원)에 달합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의 12%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병원·고객과의 협상에서 가격 결정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가 가진 고객 수를 바탕으로 병원과 협상을 하면,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서비스를 이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유나이티드헬스 보험서비스 고객은 2022년 상반기에만 60만명이 유입됐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난 2일 미 보건복지부는 올 1분기 미국 전체 인구 중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은 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 온 '오바마 케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구조계획법'으로 지원금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인구 고령화도 유나이티드헬스의 성장 동력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건강보험 가입 노인을 대상으로 질병 관리, 간호사 지원 핫라인 등을 제공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었는데,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보험 시장 전체가 크고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죠.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서비스 사업 부문은, 따박따박 월급이 나오는 직장인처럼 수익성이 이미 보장되고 있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2~3위와의 경쟁에서 밀리지만 않는다면 가격 결정력에서도 계속 우위를 가져갈 수 있겠죠.
정작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이 주목하는 것은 '디지털 사업부문'(이하 옵텀)입니다. 옵텀은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50%를 차지하는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성장성도 높다고 합니다. 옵텀은 다시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인 옵텀헬스, 보험사와 병원용 데이터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옵텀인사이트, 제약서비스대행(PBM) 사업인 옵텀RX로 나뉩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키우려는 미래 먹거리도 여기 있죠. 마치 아버지가 보험사업으로 매달 월급을 가져다 주는 사이 IT를 공부한 아들이 자라 원격 진료, 긴급 치료, 재택 간호 서비스, 금융 지원, 소매 약국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 지역 사회 기반 서비스 등을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옵텀의 지난 10년간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23%나 됩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옵텀 헬스 비즈니스를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옵텀의 와트 데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도 의사 1만명을 모집하고 있으며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옵텀은 현재도 130만명 이상의 의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의료 서비스 사업을 더 확장한다는 얘기죠.
병원이나 요양원보다 낮은 비용으로 말기암 환자 등을 위한 호스피스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22억달러. 데커 CEO는 "재택의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유나이티드 헬스는 보험과 재택 의료 서비스를 연결해 양로원이나 고급 요양시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재택 진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빅테크도 뛰어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미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헬스케어 기업은 물론 빅테크도 뛰어들고 있죠. 우선 애플과 아마존이 각각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면서 옵텀의 경쟁자로 나섰습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통해 현재 17가지 기능의 피트니스 기능을 지원하고, 건강 앱에는 150가지 이상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런 기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1차 진료와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 메디컬(One Medical)을 39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원 메디컬이 가진 76만7000명의 회원 수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시작해 원격 의료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도 지난해 130억달러를 투자해 의료보험 기술기업인 체인지헬스케어 인수전에 나섰습니다. 데이터 분석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의료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법무부가 가로막고 나섰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가 체인지헬스케어를 인수하면 라이벌 업체 데이터에 제한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유나이티드헬스 투자자라면 체인지 인수전이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유심히 지켜봐야겠네요.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성장세가 신산업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5년 간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연 60~7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미래에셋증권).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적어도 인플레이션 헷지 정도는…
※이 기사는 8월 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공유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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