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주 도심서 드림을 맛보다' 롯데관광개발, 본궤도 '성큼'

한전진 2022. 8. 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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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드림타워 2분기 '최대 매출' 달성
"VIP 1000명 온다"..카지노 본격 가동
커지는 리오프닝 기대, 관건은 '인내'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가 본격적인 도약에 나섰다. 여름 휴가 성수기를 맞아 제주도에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제주드림타워의 '성장 엔진'인 카지노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분위기를 탄 제주드림타워는 지난 2분기 분기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여세를 몰아 3분기 매출 9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망은 밝다. 최대 접근성과 최신 시설 등 제주드림타워만의 매력에 더해 리오프닝(경재활동 재개)과 맞물려 동남아시아 등 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제도도 부활했다. 싱가포르 등 직항 노선이 속속 열리고 있다. 제주도 여행에 대한 내국인의 관심도 여전하다. 코로나19 재확산, 고환율과 고물가 영향 등이 변수로 지목된다.

 제주 도심 속 압도적 규모·근접성 매력 

지난 4일 휴가철 성수기에 제주드림타워를 찾았다. 공항에서 제주시를 바라보면 두 개 큰 빌딩이 솟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주드림타워다. 국내 첫 도심 복합리조트라는 위상에 걸맞게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로 웬만한 숙소보다 가깝다. 제주드림타워 내에는 하얏트그룹의 최상위 브랜드 '그랜드 하얏트'가 들어서 있다. 로비에 진입하면 전 세계 1000여개 하얏트호텔 중 아태 지역 최대 규모의 웅장함과 제주도만의 세련된 '감성'이 물씬 풍긴다. 1만 송이의 꽃으로 만든 돌하르방, 제주 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조각과 그림 등이 투숙객을 반긴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조형물과 내부 시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하얏트 호텔이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오후 3시 체크인 시간이 다가오자 로비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아이가 있는 가족부터 연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제주드림타워가 '완전체'로 운영되는 첫해다. 제주드림타워는 지난해 11월 타워2 개장으로 운영 객실을 기존 750객실에서 1600객실로 늘렸다. 호텔 측에 따르면 성수기 가격임에도 이미 1000개 이상의 객실이 찼다. 타워 최고층인 38층의 '라운지38'에서는 '인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공항부터 제주 시내까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제주드림타워의 강점은 '접근성'이다. 제주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5성 호텔이다. 이외의 주요 호텔들은 제주의 서쪽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드림타워는 '길목 효과'를 노리고 있다. 공항에서 이동하는 관광객을 가장 먼저 맞이할 수 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수요를 유치하기도 유리하다. 이들 대다수는 큰 동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상징성'을 중요시하는 특징도 있다. 제주드림타워는 지상 38층(높이 169m)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호텔과 함께 드림타워의 핵심 시설로 꼽히는 곳은 쇼핑몰과 레스토랑이다. 타워 3~4층에는 K패션 전문 쇼핑몰인 '한(HAN)컬렉션'이 들어서 있다. 그랜드 하얏트가 운영하는 14개 레스토랑도 명성이 자자하다. '버튼 이'(Burton Yi) 등 글로벌 셰프들이 상주해 있다. 260석의 그랜드 키친도 국내 호텔 뷔페 중 최대 규모다. 수영장과 스파 시설도 있다. 리오프닝 준비는 완벽해 보였다. 고급스러움과 체험요소가 곳곳에 녹아있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드림타워를 제주도의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리조트 최고층 라운지38에서 바라본 풍경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밤에는 야경과 함께 또 다른 느낌을 전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리오프닝 효과 더 커진다

분위기도 좋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지난 2분기 5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개장 이후 분기별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 매출액(265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성장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호텔 341억원, 카지노 154억원, 리테일 2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3.94%, 266.67%, 73.33%, 증가한 수치다. 롯데관광개발의 매출에서 제주드림타워의 비중은 약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드림타워의 3분기 매출 목표를 9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 2분기 매출 대비 72% 이상 올려잡은 수치다. 리오프닝 효과가 더 커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3분기 카지노에서만 360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의 제주 직항 노선이 재개될 조심을 보이고 있다. 카지노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연결기준 지난 2분기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부채비율도 여전하다. 다만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자산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개선했다. 롯데관광개발이 1980년 제주시로부터 공개 입찰로 매입한 제주 드림타워 부지의 기존 장부가는 1047억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재평가를 통해 568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덕분에 자기자본은 911억원에서 4170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도 1358%에서 322%로 낮아졌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재무 리스크'를 상당 부분 줄였다는 평가다.

'성장 엔진' 카지노 본격 가동

하반기 전망도 대체로 맑다. 최근 고환율 고물가로 여행 수요가 주춤하고 있지만 제주도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도 방문객은 68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지난해 방문객인 1200만명을 거뜬히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제주도 방문객은 1528만명이었다. 예년 수준의 회복까지 기대되는데 제주 공항에서 가장 인접한 제주드림타워의 경우 '낙수'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특히 제주드림타워의 엔진인 카지노가 본격 가동된다.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이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 카지노 VIP 1000여명이 제주드림타워를 방문한다. 향후 대만, 말레이시아 직항노선도 열리면 해외 방문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카오를 봉쇄했다. 마카오는 아시아 카지노의 중심지로 꼽힌다. 제주도가 그 대체지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카지노 활성화는 호텔뿐 아니라 식음업장의 활기도 불어넣을 수 있다. 

시장에서도 롯데관광개발의 실적 개선을 점친다. 이선화 KB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부터는 성수기 진입으로 호텔 객실점유율(OCC)과 평균객실단가(ADR)이 상승하면서 마진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주도 무사증 입국 일시정지 해재로 제주공항을 통한 외국인 직항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지노 수혜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외 '변수' 상존…관건은 '인내'

물론 변수도 있다. 카지노의 주 고객층인 중국 일본 관광객의 방문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중화권 VIP의 모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대만을 두고 중국 미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리스크로 꼽힌다. 일본 역시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상회복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아직 '인내'가 필요한 셈이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부채 비율을 줄이긴 했지만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 고물가에 따른 여행 수요 위축도 걸림돌이다. 항공권 가격이 폭등하면서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실제로 최근 항공권 가격은 과거 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주말 항공요금은 저비용항공사를 포함해 일반석 기준 편도 10만원 안팎에서 16만원대까지 형성돼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재확산 변수도 아직 남아 있다. 

제주도 내부의 경쟁자도 늘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의 호텔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객실을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코로나19 이전 제주도의 특급 호텔은 호텔신라 제주, 롯데호텔제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제주신화월드 4개였다. 현재는 GS리테일, 신세계그룹, 롯데관광개발, JW메리어트그룹이 뛰어들면서 8개가 됐다. 한정된 파이를 나눌 경쟁자가 늘어난 셈이다. 

관건은 '차별성'과 '인내심'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경쟁력도 길러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카지노 VIP의 입국이 늦어지고 있지만, 본격화하기 시작하면 실적 회복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이 쇠퇴하면서 제주도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리오프닝 준비 기간 내국인 관광객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 카지노 등 차별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버티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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