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칩4'가입은 선택 아닌 필수, 중국 설득 만전기해야

입력 2022. 8. 9.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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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과 대만이 동참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Chip4)'가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달 말까지 가입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예비회의를 통해 세부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 과정에서 칩4 가입은 선택 아닌 필수다.

한국으로선 칩4 가입이 중국 배제가 아닌 반도체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미국의 원천기술과 장비를 공급받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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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과 대만이 동참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Chip4)’가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달 말까지 가입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예비회의를 통해 세부 의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규칙 제정 단계부터 룰 메이커(rule maker)로 참여해 적극 관여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예비회의 참여는 협의체 가입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 과정에서 칩4 가입은 선택 아닌 필수다. 다수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은 외국의 반도체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미국 주도의 공급망에 들어가지 않은 채 기존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단기적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계속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것도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압박과 견제 수위를 높이는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은 홍콩을 포함하면 60%에 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안과 우시에 각각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 참여는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으로선 자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당장 한국산 반도체 수입을 금지하거나 공장에 제재를 가하진 않더라도 희토류· 리튬과 같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품들에 대해 수출금지 등 경제 보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9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 간 한중회담이 주목된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이어 칩4 참여에 대한 논의가 의제에 오를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치밀한 외교력이 필요하다. 한국으로선 칩4 가입이 중국 배제가 아닌 반도체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미국의 원천기술과 장비를 공급받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설득해야 한다. 상호이해와 협력을 통해 양국이 모두 실리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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