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노동자의 생생한 근로기록..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신간]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2022. 8. 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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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분류학자 허태임 박사는 자신을 '초록 노동자'라고 규정한다.

그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이 땅의 사라져가는 식물을 지키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기능적암수딴그루'는 식물이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암수한그루도 아니고 암수딴그루도 아닌 새롭게 채택한 전략이다.

특히 저자가 우리 땅에서 저절로 나고 자라는 자생식물에 주목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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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록목록ⓒ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식물분류학자 허태임 박사는 자신을 '초록 노동자'라고 규정한다. 그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이 땅의 사라져가는 식물을 지키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가 풀과 나무를 따라가며 얻은 기록들을 엮어 '나의 초록목록'을 펴냈다.

책에는 우리 땅 식물들의 놀랍고 절박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수정결실'은 나무의 심장과도 같은 겨울눈과 암그루 홀로 후대 생산이 가능한 종자를 맺는 과정을 뜻한다.

'기능적암수딴그루'는 식물이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암수한그루도 아니고 암수딴그루도 아닌 새롭게 채택한 전략이다.

모데미풀과 댕강나무와 눈측백은 지구상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사는 고유식물이다. 안타깝지만 이들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

특히 저자가 우리 땅에서 저절로 나고 자라는 자생식물에 주목한 점이 눈에 띈다. 그 배경에는 2014년 10월 발효돼 각국의 생물과 그 유전자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원산지에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나고야의정서'가 있다.

국가가 생물의 유전자원을 이용하려면 그것을 제공하는 국가의 승인을 받고 로열티도 따로 내야 하는 등 외국 원산의 재배식물을 키워 쓰는 데 제약이 많아진 것이다.

자생식물 '향유'는 수입 식물인 레몬그라스를 대체할 수 있다. 자생식물 '산수국'은 일본의 수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감태나무는 겨울에도 모든 잎을 반듯하게 유지해서 결코 휘거나 비뚤어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가로수를 대체할 유망주다.

책의 곳곳에서 독자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소멸해가는 식물들의 풍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허태임 지음/ 김영사/ 1만78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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