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시선] 첨단 방산기술을 지역으로-국과연 해양무인시스템 연구시험시설 동해 유치
현재 동해시에서는 묵호항 제2준설토 투기장에 해양무기 연구시험시설 건립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 연구소는 해양무기체계를 시험하고 분석·연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동해 연구소는 삼척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된 무기체계나 장비를 해군 1함대와 함께 시험하고 평가해 개량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시험 대상체인 장비들은 묵호항을 통해 먼 바다로 나아가게 되고, 바다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잠수함의 초음파·소리·반사음·잡음·함정이나 배의 항적·소리·거품, 발생하는 물결 모양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이 데이터들은 가공돼 더욱 진보된 체계 개발에 사용하게 된다. 창원·구미·경기지역에서 제작된 장비를 동해의 깊은 먼 바다에서 운영해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시험을 하는 것이다.
동해의 바닷속은 모의가 아닌 실전 그 자체의 시험장이다. 동해바다는 전 세계 강국들의 잠수함 놀이터다. 피아가 잘 구별되지 않는 암흑 속 전쟁터인 셈이다. 그동안 우리 바닷속을 우리가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세계 어느 바다보다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일본의 최신 잠수함은 잠수 깊이가 수심 500m를 넘는다. 또 중국의 유인 잠수정은 잠수 심도가 1만m를 넘는다고 한다. 이같이 이웃 나라들은 동해에서 한국을 넘어서기 위해 잠수함 등 해양무기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묵호항 해양무기 연구시설이 건립되면 연구와 시험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동해의 안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게 된다. 동해의 바닷속을 숨어다니는 모든 물체를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시험 지원을 위해 국과연과 관련된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방산업체인 한화·한화시스템·LIG넥스원의 인력 일부가 동해에 상주하게 된다. 또 이들 유수의 방산업체와 함께하는 협력업체들도 시험에 참여하게 된다.
방산 기술은 타 분야 사업을 능가하는 고도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정부는 이렇게 개발된 기술들에 대한 민간 이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경제·산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민간의 몫이다. 열린 만큼 들을 수 있고, 들은 만큼 알 수 있고,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
동해시는 고도의 기술 수준을 가진 기업을 단기간에 지역에 유치함과 동시에, 강원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기업들의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될 것이다. 수준 높은 인력과 기업 유입은 취업을 위해 외지로 나가는 청장년들을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명분과 자극제가 될 수 있다.
K9 자주포는 전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K2 전차와 FA50 경공격기, 대전차미사일 현궁, 대공미사일 천궁 등 많은 무기가 전 세계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개발 시험 단계인 KF-21도 여러 나라들이 관심갖고 있다. 이같이 한국의 군 무기 관련 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최상위급에 있다. 일본을 뛰어넘은 지는 오래됐고, 중국도 한국의 무기개발 소식을 연일 보도하는 등 정보를 얻으려고 혈안이 돼 있을 정도다.
사우디와 UAE를 비롯한 중동의 부국들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우리의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 줄 서는 등 전 세계가 우리의 기술수준을 우러러보고 있는데 정작 한국 국민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전국에서 수탈된 자원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던 묵호항이 이제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이 된 방산 무기의 시험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방산물자의 수출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열린 눈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은 불안하지 않다. 어떤 미래가 올지 볼 수 없다면 ‘등’ 없는 어둠 속에서 길을 가야 하는 자의 불안이 늘 함께 할 수밖에 없다.
동해시의 가장 큰 책무는 열린 마음으로 국과연과 방산업체들의 요구들을 들어주고, 반대급부로 이들이 끊임없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논의하고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지역의 주민·청장년·학생들이 과학기술과 미래산업에 대한 눈을 뜰 수 있도록 국과연에 강연을 요청하고, 방산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지 지역 청년들이 체험하고 접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노력이 그것이다.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미래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국과연의 연구시설 유치가 지역 발전을 앞당기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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