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고금리 고생인데 연봉 1억 은행원들 '돈 더 달라' 파업 위협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금융 노조가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 근무를 요구하며 19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성이 많으면 내달 16일부터 총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550만원에 달했다. 은행들은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한다는 이유로 작년 7월 이후 영업시간을 하루 1시간 단축해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데, 이젠 아예 근무시간을 주 4시간 더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금은 더 올려달라고 한다.
은행들은 ‘미친 집값’과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 모아 빚내 투자)에 편승해 가계 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큰돈을 벌었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은 예금·대출 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만 34조원 넘게 벌어들였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다.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임직원에게 월급의 3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명예 퇴직자들에게 3~4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안겨주는 돈 잔치를 벌였다. 올 상반기에도 4대 은행이 거둔 이자 수익이 15조3000억원에 이른다. 금융 노조는 이런 이익을 바탕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달라고 임금 6.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1800조원대 빚을 안고 있는 국민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폭증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가계 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 대출이라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자동적으로 올라간다. 은행들은 막대한 추가 수익을 누린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가 지나치다”는 금융 당국 경고가 잇따르자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담보 최고 금리를 소폭 낮췄는데, 신용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리는 등 눈속임을 하고 있다.
은행들은 1998년 외환 위기 때 국민과 국가에 큰 신세를 졌다. 무분별한 기업 대출로 은행들이 대거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 168조원의 공적 자금 투입 덕에 기사회생했다. 이젠 은행들이 이익을 희생해서 취약 계층 채무 조정을 도와야 할 때다. 그런데 연봉 1억 은행원들이 ‘일은 덜 하고 돈은 더 받겠다’고 한다. 몰염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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