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장만 가면 무너지는 전인지

성진혁 기자 2022. 8.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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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AIG 여자오픈 4차례 연장끝 준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 놓쳐
티샷 벙커 빠져.. 8m 파 퍼트 실패 "그랜드슬램 타이틀 걸려 부담감"
세계랭킹 84위 부하이, 데뷔 첫승
전인지가 8일 AIG 여자오픈 4라운드의 18번홀 그린 옆 벙커에서 샷을 하고 있다. 이 홀에서 파를 기록한 전인지는 애슐리 부하이(남아공)와 공동 선두를 이뤘으나 4차 연장 끝에 패했다. /AP 연합뉴스

전인지(28·세계랭킹 11위)가 이번 시즌 LPGA(미 여자프로골프)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던 AIG 여자오픈(스코틀랜드 이스트로디언 뮤어필드·파 71)에서 준우승을 했다. 4차 연장까지 가는 대결 끝에 남아공의 애슐리 부하이(33·세계 랭킹 84위)에게 졌다. 박인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한 걸음이 모자랐다.

LPGA 5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4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인정받는다. 전인지는 LPGA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 대회(2015 US 여자오픈·2016 에비앙 챔피언십·2022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거뒀기 때문에 셰브론 챔피언십과 AIG 여자오픈 중에서 타이틀 하나만 추가하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전인지는 8일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70타)를 치며 4오버파(75타)에 그친 부하이와 공동 선두(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이뤘다. 18번 홀(파4)에서 치른 연장에선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3번 연속 무승부(파-보기-파)로 맞서 대역전극을 펼치는 듯했다.

그러나 4차 연장에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전인지는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약 8m짜리 파 퍼트에 실패했다. 부하이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떨어뜨렸는데, 시즌 샌드 세이브율 1위(68.5%)답게 파에 성공하며 2008년 LPGA투어 데뷔 이후 첫 승을 메이저대회 타이틀로 장식했다. 상금은 109만5000달러(약 14억3000만원). 부하이의 남편이자 이정은6(공동 22위)의 캐디인 데이비드는 그린으로 뛰어와 기쁨을 나눴다.

이날까지 통산 네 번의 연장 대결에서 모두 패한 전인지는 경기 후 “그랜드슬램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부담감이 있었다. 응원해 준 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아직 내년, 내후년이 있으니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리엔 ‘JUST DON’T GIVE UP!(포기하지 마)’라는 제목의 책을 가지고 왔다. 어린이들을 골프의 세계로 이끄는 내용이 담긴 동화책인데, 한 팬이 선물했다고 한다.

전인지는 2018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후 4년 가까이 무승에 그쳐 은퇴를 생각할 만큼 고민의 시기를 보내다 올해 6월 KMPG 여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고, 6주 만에 AIG 여자 오픈 준우승(상금 67만 3743달러·약 8억 8000만원)을 하며 자신감을 찾았다.

전인지는 “속상하고 힘들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건 순간의 어리광이었다. 팬들이 이번 연장전을 보면서 가슴이 쫄깃했을 것 같은데, 앞으로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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