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당신의 소주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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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나흘 만에 사임한 김용진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소주잔 투척 논란'은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안팎을 달군 가장 큰 사건이었다.
도의회 여야 대표 간 도를 넘은 설전에 침묵하던 김 전 부지사가 돌변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주잔이 날았든, 김 전 부지사의 해명대로 숟가락으로 탁자를 내려쳤든 어느 것도 정당화될 순 없었다.
바로 "지방정치에 많은 걸 느낀 시간이었다. 한계를 느꼈다"는 김 전 부지사의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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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잔이었을까, 숟가락이었을까?’
막후에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도 남았다. 바로 “지방정치에 많은 걸 느낀 시간이었다. 한계를 느꼈다”는 김 전 부지사의 고백이다. 기획재정부 2차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김 전 부지사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중앙부처 초임 실장이 발령받던 부지사직에 내정됐을 때 상당히 ‘급’을 낮췄다는 평가가 돌았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지사의 최측근이란 수식어로만 설명이 가능했다.
야당의 반발은 상상 이상이었다. 도의회 야당인 국민의힘은 “무시했다”는 표현을 줄곧 썼다. 김 지사가 일방적으로 경제부지사직을 신설하고, 소관 실·국을 대폭 확대하는 조례를 공포했다며 반발했다. 역설적으로 김 전 부지사의 퇴장은 원포인트 임시회 개의 등 협치의 물꼬를 트며, 오해를 불식했다.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배경에는 뿌리 깊은 지방정치의 중앙정치 ‘답습’과 ‘예속’이 자리한다. 여야 힘겨루기란 구태는 여의도 국회에서 늘 목도해온 것이다. 나아가 중앙당 입김에 휘둘려온 지방정치인들의 피해의식은 대선주자 출신 도지사를 향한 부메랑이 됐다. 특정 고교 출신이 득세하는 지역정치의 현실에서 김 지사는 자칫 눈엣가시가 될 수 있었다. ‘정치교체’라는 외침 또한 계몽주의적 구호에 그치게 된다.
사실 김 지사는 2015년부터 2년간 아주대 총장으로 재직한 때 외에는 경기도와 접점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지역 기반을 토대로 대선 본선행을 확정한 전임 이재명 지사나 여당 대표와 대선후보, 경남지사를 두루 섭렵한 홍준표 대구시장과는 입장이 다르다. 김 지사는 최근 “자존심을 버렸다”고 토로했지만, 소통방식을 두고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큰 틀에서 국가경영을 책임져온 김 지사는 이제 눈높이를 낮춰 도민과 더 가까운 곳에서 삶을 보듬어야 하는 위치에 섰다. 대선의 대리전이던 지방선거의 생채기를 극복하고, 요원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꿈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민생’을 앞세운 지금의 행보는 그래서 중요하다. 한국 정치의 쇄신 동력은 지방에서 나올 것이란 정치실험의 성공을 위해서도 모자람이 없어야 한다.
오상도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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