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는 기시다..'옛 통일교 스캔들' 아베파와 거리 두나?
[앵커]
일본 자민당 주요 인사들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옛 통일교의 긴밀한 관계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국면 전환을 위해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개각을 단행하는데 옛 통일교와의 관계가 중요한 인선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옛 통일교에 어머니가 거액을 헌금해 집안에 파탄 났다며 아베 전 총리를 저격한 용의자.
전대미문의 사태 이후 한 달 동안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확산뿐 아니라 자민당 내 유력 인사들이 옛 통일교에서 선거 운동 등 각종 지원을 받은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여론이 악화하자 기시다 총리는 개각과 자민당 당직 인사를 오는 10일로 앞당겼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 저는 원래 가능한 빨리 새로운 체제로 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 생각대로 지금 시점에 개각과 당직 인사를 하려는 것입니다.]
옛 통일교와의 관계가 드러난 인사들은 아베 전 총리 친동생인 기시 방위성 장관과 시모무라 전 정조회장 등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인사들이 가장 많습니다.
그 여파로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해서도 국민 사이에 반대 여론이 더 많아졌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개각을 앞두고 유임되는 장관뿐 아니라 신임 장관들도 이 문제를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옛 통일교에 깊이 관련된 인물은 사실상 기용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 일본 관방장관 : (총리 지시를 받아) 각료들에게 이 문제에 관해 국민에게 의심을 받는 일이 없도록 정치가로서 책임 아래 해당 단체와의 관계를 점검해 엄정하게 재검토를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개각에서는 기시 장관은 교체되고 마쓰노 관방장관과 하야시 외무성 장관 등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민당에서는 모테기 간사장이 유임되고 아베 전 총리의 후원을 받아온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교체가 유력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아베 사망으로 구심점을 잃은 최대 파벌의 지분이 줄어들 경우 자민당 내 권력 재편도 본격화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당내 보수 우파의 입지에 따라 현금화 문제 등 한일 현안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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