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어려운 홀 많아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 첫 PO 기회 생겨..챔피언십까지 나가고파"
첫날 쿼드러플 보기 흔들렸지만
남은 라운드서 24타 줄이며 포효
마지막날 선두 경쟁한 임성재에
“내 롤모델, 한턱 내야 할 것 같아”
꿈의 무대라 여겼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주형(20)은 “정말 바라던 우승이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주형은 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713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직후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고 바랐던 우승”이라며 “열심히 하면 언젠가 우승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우승이 올 줄은 몰랐다”며 기뻐했다.
김주형은 첫 우승과 함께 PGA 투어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것도 자랑스러워했다. 김주형의 우승은 조던 스피스(미국·19세10개월14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20세1개월18일) 기록이다. 그는 “우승과 함께 PGA 통산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 기록까지 얻어서 더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약점이 없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강점은 김주형은 최근 물오른 경기 감각을 뽐낸다. 특히 대회 마지막에 집중력이 더 강해진다. 김주형은 “저도 모르게 요즘 좀 몰아칠 때가 있어서 스스로 놀란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후반에 어려운 홀들이 많아서 많은 집중이 필요했었는데 기회가 올 때 잘 잡아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1번홀(파4)부터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남은 라운드에서 무려 2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40년간 PGA 투어에서 첫 라운드를 쿼드러플 보기로 시작한 선수가 우승한 것은 김주형이 유일하다. 김주형은 “남은 홀에서 충분히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그냥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정규투어 최종전을 우승한 김주형은 ‘최고 중에 최고’가 모이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처음으로 나선다. 1차전인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과 2차전 BMW 챔피언십 출전이 확정됐다. 1·2차 대회 성적에 따라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그는 “갑자기 우승해서 제 인생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며 “투어 챔피언십에도 나가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회 마지막 날까지 선두 경쟁을 벌인 선배 임성재(24)에게 감사의 말도 전했다. 김주형은 “임성재 형은 제 롤모델”이라며 “형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다. 경기가 끝나고 저를 안아주면서 축하한다고도 말해주셨는데 밥을 한번 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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