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늘고 LNG값 오르고..전기료 또 '들썩'
원가인 전력도매가격 다시 상승
가격 결정 LNG, 작년보다 65%↑
발전사에 지급하는 정산금 급증
이번주 올해 전력수급 최대 고비
이달 도매가격 사상 최고치 전망
적자 축소, 요금 인상 외 대안 없어
전기요금 생산 원가인 전력도매가격이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폭염으로 전력 사용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비싼 발전기까지 돌려야 하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마저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력도매가격이 뛰면서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 평균 전력도매가격은 kWh당 198.54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kWh당 200원을 넘어섰다. 전력도매가격은 5월(140.34원), 6월(129.72원) 두 달 연속 떨어지다가 7월(151.85원)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력도매가격이 급등하면 한국전력이 발전사들에 내는 정산금(전력구입비)도 불어난다. 한전은 석유·석탄·LNG 등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지난 1분기 7조786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때도 전력구입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7% 오르며 경영난에 결정타를 날렸다.
전력도매가격 오름세는 최근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비싼 발전기까지 동원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을 공급할 때 가격이 가장 싼 발전기부터 차례대로 투입한다. 지난달에는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평균 8만2007㎿(메가와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용 발전기를 총동원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7일 공급 예비력이 6726㎿까지 떨어지면서 ‘전력수급 비상경보’ 발령 범위에 근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주를 올여름 전력수급 운영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고 산업 현장에서는 여름휴가에서 복귀하는 인력이 늘면서 이번주 최대전력은 9만㎿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LNG 가격 급등도 전력도매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LNG는 가장 비싼 전력원으로 전력도매가격을 사실상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5월과 6월에도 한국가스공사의 가스 도매가격(열량단가)은 각각 전월 대비 31.5%, 5.7% 하락하며 전력도매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7월 들어 17.2% 오른 가스 도매가는 8월에는 Gcal(기가칼로리)당 12만7096원으로 지난달보다 39.6%나 올랐다. 전력도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 가스 도매가격이 Gcal당 12만131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 전력도매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러시아가 유럽행 LNG 밸브를 잠갔다 풀었다 하는 ‘자원 무기화’ 역시 부담이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최근 장비 점검을 이유로 지난달 11일부터 열흘간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끊어버렸다. 21일 평소 공급량의 40% 수준으로 재개했지만 27일에는 다시 그 절반 수준인 20%로 줄였다. 이미 LNG 가격은 6월 기준 t당 760.5달러로 전년 대비 65.0% 오른 상태다. 전력도매가격은 LNG 가격과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연동하는 만큼 앞으로도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도매가격이 계속 오르면 한전 적자 규모는 불어난다. 이에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적자 폭을 메우기 위해 한전기술 지분 14.77%를 매각했지만 4000억원 규모에 그쳐 적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수준을 더 지켜본 다음에 기획재정부 등 관련 물가당국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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