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구산동 고인돌 훼손.."원칙 무시한 복원"

손원혁 2022. 8. 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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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김해시가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되는 구산동 지석묘 복원 과정에서 문화재를 훼손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에 이어 경상남도 문화재위원들도 현장 조사에 나섰는데요.

국가사적 지정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게 350톤 이상, 학계에서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로 평가되는 김해 구산동 지석묘입니다.

고인돌을 중심으로 묘역 바닥돌 '박석' 가운데 녹색 테이프로 표시한 것은 원형의 돌입니다.

그런데 김해시가 복원 정비 과정에서 이 원형의 박석을 임의로 들어냈다가 다시 심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은 김해시가 협의 없이 문화재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급기야 복원·정비 공사는 지난 2일 중단됐습니다.

[박치우/김해시 가야사복원과장 : "현상변경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시가 (문화재청과) 협의를 못 한 것이니까 우리 시가 잘못한 것은 맞습니다. (문화재청에서)조치사항이 내려오면 그 결과에 따라서 (정비할 계획입니다.)"]

앞서 현상 변경 허가를 자문한 경상남도 문화재위원들도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당시 김해시에 주문했던 원형 보존 등의 자문 결과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등 복원 정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섭니다.

위원들은 유적지 배수 공사 등 불가피한 현장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원형 보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영식/경상남도 문화재위원 : "(비가 오면) 훼손돼 갈 그럴 우려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아마 적극적으로 그렇게 한다고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는 생각이 달랐죠. 우리야 원형 보존 원칙주의자들니까요."]

이에 대해 김해시와 시공사는 경상남도로부터 허가된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원형 보존이 되지 않았다는 문화재청의 판단이 이미 내려진 만큼, 김해시가 추진한 국가 사적 지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문화재청은 김해시에 대한 법적 조치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박석과 하부 문화층 등의 훼손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별도의 조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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