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우크라 원전에 이틀 연속 폭격.."방사능 센서 파괴"
체르노빌 참사 재연 우려 고조
젤렌스키 "핵 테러 제재 촉구"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원자력발전소에 로켓 공격을 가해 사용후핵연료 보관창고의 감지 시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 방사능 유출 위험성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 원전 시설이 지난 5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작업자 1명이 다치고 방사능 감시 센서가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원전 운영사인 에네르고아톰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로켓이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시설 근처에 떨어졌으며, 방사능 감시 센서 3대도 함께 파괴돼 방사능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원전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일종의 ‘핵 테러’라고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며 “러시아의 핵 테러와 관련해 원자력 산업 및 핵연료에 대한 제재 등 국제사회의 더 강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 수복을 위한 공세에 나선 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공격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국가 전력망에 공급되는 송전선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남부에 정전을 일으키기 위해 원전을 지속적으로 포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원전을 공격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임명한 예브게니 발리츠키 자포리자주 임시 정부 수장은 우크라이나 군이 다연장로켓(MLRS)으로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과 자동 통제 초소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부터 안전성 여부를 두고 국제사회의 근심이 돼 왔다. 전쟁 중 공격 목표가 되면 과거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원전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장악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수시로 포격 위험에 노출됐다. 러시아는 원전 인근에 지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해 원전을 방패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최근 성명에서 “안전, 보안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IAEA 대표단이 자포리자 원전에 파견될 준비를 마쳤지만 제대로 임무수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추진하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의 협력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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