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교육부.."모두 당황" "무슨 할 말 있겠나"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임명 35일 만인 8일 자진사퇴하면서 교육부가 두 번째 수장 낙마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교육 홀대론’에 부처 폐지 논의까지 제기됐고, 첫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데 이어 현직 장관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실상 경질되면서 한동안 부처 전체에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유은혜 전 부총리가 새 정부 출범 전날인 지난 5월9일 물러난 뒤 두 달여 만인 지난달 4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아 취임했다.
정부 출범 전 인수위에도 교육계 인사가 참여하지 못하면서 교육부는 취임 초부터 ‘홀대론’에 시달렸다. 한때 인수위 안팎에서 ‘교육부 폐지론’이 나올 정도였고, 정부 출범 후에도 윤 대통령이 교육부를 개혁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처음 장관에 지명됐던 김인철 전 후보자가 자녀 장학금 수혜 의혹 등으로 낙마하면서 수장 공백도 길어졌다.
박 부총리가 긴 공백 후 취임했을 때 교육부가 드디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박 부총리가 자리를 내놓으면서 교육부 내부에는 이날 참담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 관계자는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모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특히 박 부총리 개인의 신상 문제가 아니라 교육부가 내놓은 핵심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가 사퇴의 원인이 됐다는 점이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부 수장 공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도 직원들의 불안감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보건복지부는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의 연속 낙마로 정권 출범 후 장관 공석이 길어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김 전 후보자 낙마 후 한 달 넘게 새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새 부총리가 언제쯤 취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당분간 장상윤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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