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으로 보여주겠다"더니..박순애 부총리, 정책으로 낙마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 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35초간 사퇴문을 읽은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내리겠다”는 학제 개편안을 발표한 뒤 열흘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오전 8시10분쯤부터 박 부총리가 자진 사퇴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그는 8시간 넘게 침묵을 지켰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3시까지도 “박 부총리는 국회 상임위원회 출석을 준비하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으나 오후 4시40분쯤 돌연 “거취 관련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박 부총리는 지명 직후부터 숱한 ‘과거’ 논란에 시달렸지만, “정책으로 지켜봐 달라”며 꿋꿋이 부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결국 그가 강조했던 ‘정책’에 발목을 잡혀 낙마했다. 교육계에선 박 부총리가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박 부총리 임명이 ’처음부터 잘못 끼운 단추’라는 것이다.
박 부총리는 지난 5월 후보자에 지명된 직후부터 음주운전 전력, 조교 갑질 의혹, 논문 중복게재 의혹 등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달 5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반성하고 있다”며 “조금만 지켜봐 주시면 제가 어떤 사람인지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자녀 생활기록부 불법 컨설팅 의혹 등 과거 행적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박 부총리는 ”언론에서 정책을 평가하지 않고 개인적인 사안을 물고 늘어진다”며 서운해했고, 이런 논란을 털기 위해 ’박순애표’ 정책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온가족 풀브라이트 장학생 의혹’으로 김인철 후보가 낙마한 뒤 깜짝 발탁된 박 부총리까지 한 달 만에 사퇴하면서 교육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교육부 앞에는 ‘유보통합’,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 쌓여 있지만, 또다시 수장 공백 상황을 맞으며 난항이 예상된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결혼식 장소가 호텔?… 축의금만 보내요"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아이 보는데 내연남과 성관계한 母 ‘징역 8년’…같은 혐의 계부 ‘무죄’ 왜?
- “엄마 나 살고 싶어”…‘말없는 112신고’ 360여회, 알고보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