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멀쩡한 폐 잘라 낸 '명의'.. "사과 한 번 없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4년 전 초기 폐암 진단을 받은 한 환자가, 이 분야 국내 최고 명의라는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엉뚱한 부위를 잘못 자른 사실이 드러나 폐를 추가로 더 잘라내야 했고, 결국 한쪽 폐 전체를 잃어버렸습니다.
아직 40대 엄마인데, 숨이 차서 아이를 돌보는 것조차 힘들어진 피해자는, 그 명의라는 의사에게 제대로 사과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얘기를 나누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찹니다.
[의료 사고 피해자] "걸으면 숨이 많이 차서 마스크를‥ 잠시만요, 조금만 쉬었다 갈게요."
4년 전, 이 여성의 왼쪽 폐에서 2센티미터짜리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검사 결과 폐암 1기였고, 폐암 수술의 명의라는 삼성서울병원 조모 교수에게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달 뒤, 경과를 확인하려고 CT를 찍자마자,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의료사고 피해자] "(교수님이) 직접 전화를 하셨어요. '암이 남아 있다. 아예 입원까지 준비를 해서 와라. 급하다.'"
알고보니 종양이 있는 왼쪽 폐 아래쪽이 아니라, 멀쩡한 윗부분을 잘라낸 겁니다.
뒤늦게 원래 종양부위를 다시 잘라내니, 왼쪽 폐 전체가 사라졌고, 지금은 남은 오른쪽 폐로만 숨을 쉽니다.
[의료사고 피해자] "숨을 이렇게 쉰 다음에, 충분히 호흡을 하고 세수를 해야 세수를 할 수 있었어요."
제대로 수술했다면, 80% 정도 폐 기능이 보존돼, 어느 정도의 노동도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진 겁니다.
피해자와 가족을 숨막히게 한 건, 사라진 폐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 남편] "직접적으로 '미안하다' 사과 한 마디 전혀 없었고… '나보고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거냐' 이 말을 하고 옆방으로 그냥 가더라고요."
명의라던 교수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봤습니다.
[조모 전 교수/당시 집도의] "기억도 잘 나지 않고… 법무실하고 얘기해서 사과도 하고 다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교수님께서 직접 하셨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4년 전 당시 원무과 직원은, 조 교수의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원무과 직원 (2018년 당시 녹음)] "의사 자체가, 성격 자체가 잘못한 걸 인정하더라도 그 부분을 표현하는 방법이 정말 잘못됐다고 저희들은 생각을 해요."
결국 긴 법정 다툼에 나선 피해자.
법원이 제시한 합의금 7억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의사를 반드시 처벌해달라며, 정년퇴직한 조 교수 개인을 형사고소 했습니다.
[피해자] "달리기 당연히 할 수 없고요. 폐가 지금 저 이제 40대 초반이 60대 할머니 폐 같고‥"
[피해자 남편] "교수가 명예롭게 은퇴를 했잖아요.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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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강종수 / 영상편집 : 안준혁
정상빈 기자 (js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6252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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