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영업 방해"..파업 중 '맥주 출고' 강행한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자회사 소속 화물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강원도 홍천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지 일주일째입니다. 오늘(8일)은 노조와 경찰이 대치하는 사이 사측이 본사 직원까지 동원해서 맥주 출고를 강행하기도 했는데요. 대우조선해양 사태 때처럼 하청 노동자의 현실을 원청이 회피하면서 갈등이 길어지는 거 아니냐 하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도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화물차가 줄지어 빠져나갑니다.
하이트진로 홍천공장에서 맥주를 실은 화물차 150여 대가 공장을 빠져나갔습니다.
화물차에 다가가 항의하던 노조원은 경찰 제지를 받고서야 물러섭니다.
하이트진로 홍천공장에서 출고한 맥주는 약 11만 상자, 평소 출고량의 92% 수준입니다.
하이트진로 자회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 노동자 130여 명이 지난 2일부터 운송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맥주 출고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하이트진로의 생맥주는 홍천공장에서 만드는데, 생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여름철에 일주일 가량 공급이 끊겨 치킨집과 호프집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크다는 게 사측의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이 악의적으로 영업을 방해한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화물 노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오르지 않은 운송비로 생계가 막막하다는 입장입니다.
치솟은 경윳값에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빼면 남는 게 없다는 겁니다.
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하이트진로는 직접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이 속한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입니다.
하이트진로는 별도 법인이라 협상 개입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돼 교섭 당사자인 수양물류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노조는 원청인 하이트진로의 지배력이 큰 만큼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수동/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하이트진로 지회장 : 하이트진로와 수양물류는 같은 한식구 회사고 계열사입니다. 수양물류 임원진 또한 하이트진로의 임원진을 겸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트진로가 교섭에 정식으로 나서야 한다고…]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수양물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1명, 감사 등이 하이트진로 임원입니다.
일단 공권력 투입으로 맥주 출고가 재개됐지만, 노조가 다음 주까지 홍천공장 일대에서 집회를 이어가기로 해 상황은 다시 악화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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