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어우러진 비빔밥 같은 신작 '젠레스 존 제로'

최은상 기자 2022. 8. 8. 1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존 평가가 좋았던 시스템을 하나로 잘 버무린 ARPG 장르 게임

 

"붕괴3rd + 다키스트 던전 + 원신"

호요버스 신작 '젠레스 존 제로'는 익숙한 식재료를 잘 조합한 비빔밥 같다. 어디선가 맛봤던 재밌는 시스템을 하나로 잘 버무렸다는 의미다. 

젠레스 존 제로는 트레일러 발표 때부터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다. 태생부터 기대작일 수밖에 없다. 호요버스 '붕괴3rd'는 2022년 상반기 글로벌 매출 1500억원을 올려 ARPG 장르 1위를 기록했다. 젠레스 존 제로는 붕괴3rd에 이은 호요버스 2번째 ARPG다. 

원조 맛집의 내공을 넘기 힘들듯 그동안 다양한 모바일 기반 ARPG 게임이 나왔지만 붕괴3rd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진짜' ARPG 게임에 목말라하던 유저들에게 원조 맛집의 신작이 나왔으니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격언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으로 1차 CBT를 체험했다. 젠레스 존 제로는 가다듬을 점이 많았지만 꽤 흡족할 만큼 재밌는 게임이었다. 

───────────────

■ '붕괴3rd식' 다이내믹 액션 

간단한 키세팅과 단순하고 직관적인 QTE 시스템이 돋보이는 액션 시스템

젠레스 존 제로는 호요버스의 ARPG 전작 붕괴3rd와 시스템적으로 굉장히 유사하다. 총 3명의 캐릭터를 교대로 사용할 수 있다. 키 세팅은 평타, 스킬 그리고 궁극기로 구성되어 있다. 회피 시 스킬 발동 및 QTE 연계기술까지 붕괴3rd와 많이 닮았다. 붕괴3rd를 해본 유저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세세하게 살펴보면 차이가 보인다. 가장 큰 차이는 궁극기 게이지를 3명의 캐릭터가 공유한다는 점이다. 붕괴3rd의 전투 메타인 '빠른 SP수급 → 궁극기 연사'라는 전투 스타일을 탈피하고자 한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QTE 발동 조건이 캐릭터마다 차이가 컸던 붕괴3rd와 달리 "무력화 적에게 강공 시 적용"으로 통일되어 있다거나, 캐릭터를 교대하더라도 동작을 모두 마치기전까진 필드에 계속 남아 있는 등의 차이가 있다.

미세한 차이가 조작감을 크게 바꿔놓진 않았다. 다만, 비슷하더라도 붕괴3rd와는 다른 단순하고 직관적 경험을 선사했다. 연출도 훌륭했고 특유의 손맛과 타격감은 원조 맛집답게 최고였다. 

호쾌하고 다이내믹한 액션 연출은 역시 맛집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ARPG라면 '회피'를 빼놓을 수 없다. 회피 성공 시 화면이 일시적으로 어두워지며 회피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 '다키스트 던전식' 선택형 로그라이크

젠레스 존 제로는 로그라이크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아마 CBT를 플레이한 유저들은 대부분 느꼈을테지만, 다키스트 던전 시리즈의 '스트레스, 정신붕괴, 기벽' 시스템을 가져왔다. 침식 게이지는 스트레스, 침식 효과는 기벽과 정신붕괴로 해석된다. 

기본 진행 방법은 화면 속 'BANGBOO'라는 캐릭터를 움직이며 각종 이벤트가 발생하는 스테이지 칸을 옮겨 다닌다. 해당 칸의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UI 하단에 표시된 침식 게이지가 10씩 증가하고, 100이 될 경우 침식 증상이란 디버프가 부여된다. 디버프는 던전 1곳에서만 유지된다. 디버프 외에도 선택지 보상에 따라 각종 버프를 얻을 수도 있다. 

이는 로그라이크답게 유저의 '선택과 결정'에 무게감을 준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스테이지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고, 오히려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불확실 요소의 개입으로 얻는 다채로운 게임 양상은 확실한 장점이다. 다키스트 던전처럼 죽으면 끝인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즐길 수도 있다. 

다키스트 던전 시스템의 단점까지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은 아쉬웠다. 요점은 디버프 종류에 따른 난이도 체감차가 크고 텐션이 늘어진다는 점이다. 젠레스 존 제로는 던전 1곳에서만 디버프가 유지되어 부담이 크지 않다. 다만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팬층이 두터운 게임 진행 방식인 것은 분명한 만큼 좋은 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침식게이지 상황에 따라 '침식 증상'이라는 디버프를 획득한다. 
다키스트 던전처럼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각종 버프를 획득할 수도 있다. 

 

■ 연출은 좋지만 스토리는 '호요버스식' 진부함

호요버스 만능 치트키 거품우주론... 

스토리텔링은 진부하지만 재미는 있었다. 세계관 소개, 이야기의 기승전결과 더불어 향후 복선까지 잘 풀어냈다. 스토리 연출 시 카툰 스타일의 만화와 더빙이 삽입되어 있다는 점도 훌륭했다. 컷씬의 양도 많아서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썼구나"라고 느꼈다. 

연출이나 몰입감과는 별개로 몰개성한 스토리 플롯은 실망스러웠다. 사실 호요버스 세계관이 '양자의 바다'를 기준으로 여러 개의 거품우주로 나뉜 멀티버스 설정인 만큼 여기저기의 설정을 가져다 붙이기만 하면 되는 '만능 치트기'이긴 하다. 

하지만 젠레스 존 제로는 멀티버스 세계관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에도 붕괴 시리즈와 플롯 자체가 완전히 똑같다는 점은 떨떠름할 수밖에 없다. 설정 자체도 플레이어가 "불법 로프꾼이 되어 '공동'이라고 불리는 이상현상이 일어나는 장소에 대한 의뢰를 해결"하는 어디선가 한 번쯤 본듯 진부하다.  

공동에 오래 노출된 사람들은 에테르에 침식되어 에테리얼이라는 괴물로 변한다는 설정이 나온다. 붕괴3rd를 해봤다면 눈치챘을 수 있을 것이다. 에테르는 붕괴능이고 에테리얼은 붕괴수다. 붕괴3rd가 전 세계적 재난이라면 젠레스 존 제로는 공동이라는 협소한 공간으로 줄였을뿐이다. 

호요버스의 기존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유저들은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기존 유저들은 새로운 IP라는 포장지 안에 같은 제품이 있는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카툰 스타일의 만화와 더빙은 몰입감을 끌어 올리는데 효과적이었다.
캐릭터 모델링이 크게 나오며 화면을 효율적으로 분할시켰고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도 높였다.

 

■ 일반 수집형 RPG 모델과 '원신식' 장비 파밍 시스템

원신 성유물 MK2이다. 외관만 다를뿐 구조 자체는 완전 동일하다. 

파밍 시스템은 원신의 '성유물'을 가져왔다. 젠레스 존 제로의 성유물 역할인 '디스크'는 공동 탐사 중 얻은 재화를 바탕으로 옵션 설정을 할 수 있다. 필요없는 디스크는 분해하여 다시 디스크 강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성유물에 비유했으니 이미 예상한 이들도 많겠지만 세트 옵션이 존재한다. 옵션은 2, 4세트 효과가 있다.  

캐릭터의 경우 CBT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1성으로 제공되어 다양한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골조는 1성에서 5성까지 강화하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 모델이다. 다만, 레어도가 나뉘어 있는지, CBT처럼 모든 캐릭터가 1성부터 시작하는 구조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붕괴3rd-원신처럼 캐릭터 및 무기의 2중 가챠 구조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무기를 장비하는 칸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캐릭터의 성급을 올리는데 동일 캐릭터 조각을 요구한다. 뽑기를 통해 중복해서 획득하는 것이 주요 과금 수단일 것으로 보인다. 

디스크는 총 6개까지 장착할 수 있고 2세트 및 4세트 효과가 각각 존재한다. 
CBT에서는 모든 캐릭터를 1성으로 풀어서 BM에 대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anews9413@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게임톡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