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도피 중 호화 여행.."변호사 선임한다고 3억 모아" 절친 증언
“조력자의 도움으로 은해와 현수를 만날 수 있었어요. 조력자가 도와줘 은신처를 구하고 (조력자가 운영하는) 불법 사이트 운영 일을 도와 받은 돈으로 생활한다고, 은해한테 직접 들었어요.”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30)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력자들의 속행 공판에서 이씨와 조씨 공개수배 당시 함께 여행을 떠난 20대 여성 A씨가 8일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이씨와 절친한 친구 사이인 A씨는 이씨와 조씨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불법적인 일로 현금을 챙겨 은신처를 마련하고 호화생활을 누렸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재판장 오한승)은 이날 오후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B(32)씨와 C(31)씨의 4차 공판에서 이씨 등과 함께 수도권으로 여행을 떠난 A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A씨는 법정에서 “중학교 때부터 이은해와 친구”라면서 “은해가 17세 때 가출할 당시 함께 가출하기도 하고 1년에 4번 정도 연락했지만, 도피 기간 거의 매일같이 연락하고 현재까지 면회하며 가장 친한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이씨 등 범인의 도피를 왜 도왔나”라고 묻자 “(이씨와) 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라며 “반성한다”고 답했다.
그는 조력자의 도움으로 도피 중인 이씨와 조씨를 처음 만난 뒤, 조력자 모르게 이씨와 조씨와 여행을 다니며 총 4차례 만났다고 증언했다.
A씨는 “은해가 B씨 몰래 연락하길 원해서 은해가 준 유심칩을 이용해 3차례 만남을 가졌다”며 “2번째 만남은 2월 서울 광장시장 등에서 함께 놀고 라멘집, 모텔 등을 갔고, 2월 부산, 4월 양주 등을 함께 놀러 다니며 총 4차례 만났는데 호텔과 펜션 등에서 숙박했고 경비는 모두 은해가 지불했다”고 했다.
A씨는 이씨와 조씨가 조력자와 함께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불법사이트 운영과 관련해선 “(이씨와 조씨의 은신처에) 모니터 4대가 있었는데, 그중 2대는 일상적 컴퓨터처럼 보였고 나머지 2대는 일하는 컴퓨터였다”며 “은해에게 해당 사이트는 불법적인 것이고, 고객들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이씨와 조씨가 도피 기간 은신처로 사용한 오피스텔 2곳의 보증금은 누가 지불한지 아느냐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는 “조력자 B씨가 지불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해와 조씨가 돈을 가지고 도주를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빈털터리 신세여서 은신처를 구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A씨는 도피 과정에서 “공개수배 후 은해가 극단적 선택을 자꾸 언급하길래 자수하라고 설득했지만, ‘김앤장’ 변호사 선임을 위해 3억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은해한테) 들었다”면서 “자수 날짜도 B씨가 지정해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은해한테) 들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도피 중에 3억원을 모을 수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B씨가 하는 불법적인 일에 가담해 생활비를 벌고 있다”는 증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B씨 등의 무리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며 “은해와 조씨의 공범이 ‘마약을 강제로 먹인 뒤 마약을 한 것처럼 꾸며 교도소에 가게 하겠다’는 말도 들어 보복 당할까봐 무섭다”고 했다.
검사가 “매우 높은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이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냐”고 묻자 A씨는 “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총 2차례 기일 지정 후 이씨와 조씨를 소환해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B씨 등의 다음 재판은 이달 중 열릴 예정이다.
B씨 등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수사 결과 B씨는 이씨와 조씨가 검찰 1차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해 12월13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씨와 조씨 그리고 C씨와 함께 모였다.
이후 이씨와 조씨로부터 생활자금과 은신처 제공을 부탁받고, B씨는 자금을 조달하고 C씨는 이씨와 조씨 대신 은신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왔다.
이들은 이씨와 조씨의 도피 자금으로 19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윤씨를 낚시터에 빠뜨려 살해하려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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