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당신은 어떤 집에 살고 싶나요

박영서 2022. 8. 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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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예술, 문학과 철학, 동양과 서양이 담긴 집에 관한 이야기다.

반 고흐가 머물던 들판의 오두막에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호숫가에 지은 집, 프랑스에서 시작된 아파트, 도연명(陶淵明)과 추사(秋史) 김정희의 초라한 초가집, 휘황찬란한 궁전을 버리고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은 촌락, 대통령의 저택, 어느 시절 골목길의 판잣집과 양철집까지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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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탄생 김민식 지음 / b.read(브레드) 펴냄

"흙 한번 밟아보지 않았을 마리 앙투아네트는 우울증과 향수병을 베르사유궁전이 아닌 작은 시골 마을에서 달랬다. 원시 자연에서 출발한 인간은 작은 집을 찾고 여기에서 정신적 위로를 받는다." (본문 41쪽)

역사와 예술, 문학과 철학, 동양과 서양이 담긴 집에 관한 이야기다. 반 고흐가 머물던 들판의 오두막에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호숫가에 지은 집, 프랑스에서 시작된 아파트, 도연명(陶淵明)과 추사(秋史) 김정희의 초라한 초가집, 휘황찬란한 궁전을 버리고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은 촌락, 대통령의 저택, 어느 시절 골목길의 판잣집과 양철집까지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담아냈다.

40여 년간 목재 관련 일을 한 저자가 어떻게 집의 이야기를 이토록 절절하게 펼칠 수 있었을까. 책에 실린 대로 1만년 전 움집의 기둥과 대들보가 밤나무였고, 18세기 건축 철학자가 집의 기원을 원시 오두막으로 보는 것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나무에서 시작된 저자의 관심사는 자연히 집으로 옮겨 갔고, 지적 호기심이 가득한 저자는 현장과 책장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수집했다.

책은 △우리들의 집 이야기(프롤로그) △집에 살다 △집을 보다 △집에 머물다 △집의 미래(에필로그) 등의 목차로 꾸려졌다. 이야기가 끝나는 곳에 등장하는 나무와 집의 그림은 글의 여운을 더한다. 저자가 써내려 간 집과 건축 이야기는 여느 건축학자, 민속학자의 기록보다 방대하고 깊으며 인간적이다.

책은 건축과 집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담고 있다. 집이란 무엇이며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어떠한지도 묻는다. 집이 경제이자 재산으로 취급되는 시대에, 삶을 중심에 두고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내촌목공소 대표다. 목재 딜러, 목재 컨설턴트로 일했다. 한국 전통주택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많은 이들처럼 아파트에서 오래 살았지만 캐나다 밴쿠버에서 본, 꿈만 같았던 '삼나무 집'에 반한 기억으로 나무 집에 살면서 나무 집을 지어 팔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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