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대책, 의사 증원은 오답이다"

8일 입장문 통해 "필수의료 재정 지원, 국가책임제" 주문
공공의대 신설·의사인력 증원 움직임에는 경계감 드러내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숨진 사고에 대해 8일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의사 증원 움직임에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의협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굴지의 대형병원조차 의료진 뇌출혈 응급상황을 막을 수 없는 대한민국 의료 현주소에 비통함을 금치 못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 의과대학을 신설하거나 의사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말은 사건의 본질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작정 의사를 증원한다고 해서 필수의료 과목의 전문의 부족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흉부외과와 뇌혈관외과, 산부인과 중 분만 분야 등 의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소위 기피과 현상에 대해 합당한 설자리와 (근무)여건을 현실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뇌혈관질환 등 긴급수술을 요하는 경우 대부분 응급한 위독사항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과목 전문의는 1년 내내 온콜(on-call, 긴급대기)로 당직을 서야 한다"며 "이 같은 열악한 환경 탓에 의료진이 부족하고 큰 병원이라도 극소수 인원이 전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서울아산병원 사태를 막을 10가지 방안으로 △기피 진료과 처우 개선 △의료분쟁특례법 및 분쟁비용 국고 지원, 필수의료지원 특별법 제정 △뇌혈관 수술 등 진료수가 현실화 △필수의료 수련비용 국가 보장 △신경외과 전공의 우선배정 등 중증진료 분야 인력 확보 △권역별 필수의료 민관 협력(야간 온콜 시스템 도입) △필수의료 분야 재원 마련 △필수의료 분야 국가책임제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등을 제시했다.

의협은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면 형식적인 절차와 과정이 재연되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필수의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불행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