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강의 대신 '유쾌한 수다'.. 영어울렁증이 사라졌네

박성기 2022. 8.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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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담 풀며 유용한 표현 알려주고
축구·음식 등 소재로 다양한 지식 전달
재미·배움 충족.. 구독자 100만명 돌파

영어 알려주는 유튜버 '영알남'

영어 선생님을 꿈꾸던 청년,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영국으로 건너가 영어 교육학을 전공하고 차석 졸업의 영광을 거머쥐며 대학 생활을 마쳤다. 귀국 후 온라인 영어 강사가 되기 위해 카메라 테스트를 준비하던 중 시범 삼아 유튜브에 올린 짧은 강의 연습용 영상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는 유튜버의 길에 들어섰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골드버튼' 유튜버가 됐다. 영어 유튜버 '영알남'(본명 양승준)이 바로 이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영어 알려주는 남자'인 그는 소신 있는 교육 철학을 내세우며 영어 지식과 영어 문화권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영어 유튜버 4대 천왕' 중 한 명, 국내 모든 유튜버를 통틀어 상위 1%의 인기를 자랑하는 '초대형 유튜버'가 그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그의 채널 '영알남YAN'은 2016년 12월 첫 영상을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년 만에 구독자 50만 명을 돌파하고, 5년 만인 지난해 12월 10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지금까지 선보인 115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4억 3500만 회에 달한다.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한국인이 인종차별 당했을 때 그냥 도망쳐야 하는 이유')은 조회 수 500만 회를 기록 중이며, 100만 회를 넘긴 영상이 100개가 넘는다.

빅데이터 기반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키워드 '영알남'의 PC·모바일 검색량이 매달 3~4천 건을 꾸준히 유지 중"이라며 "나이별·성별 검색량을 살펴보면, 남녀 구분 없이 2030 세대가 해당 키워드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10대와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관심도 적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영알남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의 영어 학습 콘텐츠는 재미있고 유쾌하다. 딱딱한 분위기의 영어 교육을 지양하는 그의 영상들은 '교육용 콘텐츠'로 정의하기엔 심히 자유분방하다.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닌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칭하는 그는 동네 형이나 오빠 같은 친근함을 장착한 채 구독자들과 함께 수다 떨듯이 각종 영어 지식을 전한다.

축구선수 손흥민, 가수 성시경처럼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춘 유명인들의 영상을 함께 보며 자연스레 단어나 문장의 올바른 쓰임새를 알려주는 식이다. 자신의 좌충우돌 해외 여행담을 소개하며 여행지에서 유용한 영어 표현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그의 영상을 접한 구독자들은 "영어를 '주입받는 것'이 아니라 '배운다는 것'이 이제 무엇인지 알겠다", "이제 영어를 '제대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다.

영상 속 그의 언행이 가볍고 유쾌할지언정 그의 영어 교육에 대한 철학만큼은 진지하고 확고하다. "언어 학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에 대한 이해"라고 굳게 믿는 그는 실력 있는 영어를 갖추기 위해서는 영어권 문화와 풍속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원어민 같은 발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원어민은 이상적인 영어 선생님이 아니라는, 일반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인 주장도 한다. 주류를 따르지 않는 그의 독특한 교육관은 비난받기보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영어 교육 채널'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종합 문화 예능 채널'로 불릴 만큼 여행, 축구, 음식, 파티 등 다양한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그의 다재다능함도 인기 비결 중 하나"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채널에서는 영어와 관련된 모든 것이 콘텐츠의 소재가 된다. 흑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흑형'의 이미지, 인도인의 '3분 카레' 시식 후기, 국가별 축구 경기 응원 현장의 분위기, 여행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바가지 행위 등 한계 없는 다양한 주제를 다뤄 마치 지식 뷔페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구독자들은 영어 잘하는 법과 함께 꽤 쏠쏠한 지식과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그의 채널을 즐겨 찾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로 'irreplaceable(대체할 수 없는)'을 꼽으며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말하는 영알남. 최소한 아직은 영어 교육계에서, 유튜브 생태계에서 그를 대체할 만한 이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어를 매개로 드넓은 세상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고 싶다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색다른 도전이 가득한 참신한 콘텐츠들로 우리에게 웃음과 지식을 전할지,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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