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교육부 장관 결국 사퇴..세 가지 배경 뭐였나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교육 정책 끌어나갈 리더십에 상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결국 사퇴했습니다. '만 5세 입학' 정책이 공개되고 열흘 만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학제 개편을 공론화하고, 정책을 마무리 짓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던 박 장관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실상 '경질'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 달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박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세 가지로 짚어봤습니다.
①교육위 '시한폭탄' 피했다
박 장관은 내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이었습니다. 벼르고 있는 야당 의원들과 '만 5세 입학' 정책을 두고 맞붙어야 했습니다.
정책 얘기만 나올 리도 없었습니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됐습니다. 내일 교육위가 사실상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혹독한 검증의 자리가 될 거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논문 중복 게재와 음주 운전 등 임명 전부터 논란이 됐던 전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던 상황입니다.
이런 '시한폭탄'을 피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거로 보입니다.
②대통령의 곤두박질 지지율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도 배경 중 하나로 보입니다.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28명을 상대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어떻게 보는지 물은 결과 29.3%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잘못하고 있다'라는 평가가 67.8%입니다. 취임 석 달 만에 20%대 국정 수행 지지율을 받아든 겁니다.
대통령실과 내각을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박 장관을 계속 안고 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거로 분석됩니다.
③잃어버린 동력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박 장관이 앞으로의 교육 정책을 끌고 갈 수 있을지도 고민이었습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외고를 폐지하거나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의 폐지 방침을 뒤집어 자사고, 국제고, 외고 등을 유지할 거란 시각이 많았기 때문에 현 정부에 지지를 보냈던 일부 학부모들은 당혹스러워했습니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협의회는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이라며 반발했고,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도 기자회견을 열어 박 장관에 대해 "사퇴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잇단 실책으로 박 장관의 리더십은 이처럼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앞으로 어떤 교육정책을 내놓더라도 이를 밀고 나갈 동력을 찾기 어려울 거란 판단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진 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경질'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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