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기업생존법..일하는 방식 '믹스' 업무효율은 '맥스'
출근·재택근무 섞어 운영하되
효율 좋은 방식 각자 선택해야
코로나로 개인화성향 더 커져
보육 챙기며 취미생활도 제공
세계 공급망 단절 후폭풍 커
약한 고리 찾아 대체재 찾고
ESG경영 맞는 연합체 필요
◆ 전미경영학회 ◆
"지금은 코로나19라는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직전이다. 터널 밖 완전히 달라진 세계에 대한 대응전략이 기업의 최대 과제다."
허먼 애기니스 전미경영학회 회장(조지워싱턴대 교수)은 전미경영학회연례회의에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경영 환경이 형성됐으며 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학자들이 7일까지 세션을 통해 밝힌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영전략을 종합하면 △하이브리드 근무 △글로벌 공급망 강화 △디지털화 △인센티브 체제 개편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아니타 바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재택근무를 할 때 성과가 올라가는 조건은 개인이 자율성을 부여받고 동기 부여가 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경우"라며 "재택근무를 할 때 상사가 근태를 체크하는 등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 고려대 교수도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와의 공조와 협력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중요한 숙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학자들은 글로벌 공급망 단절 여파를 최소화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이른바 '3R 공급망'을 제시했다. 3R이란 복원력(Resilience)·시장대응력(Responsiveness)·책임(Responsibility) 있는 공급망을 뜻한다.
우선 공급망의 약한 고리를 찾아야 한다. 여러 산업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소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을 파악했다면 대체, 중복, 분산의 원칙으로 공급망을 다원화해 복원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공급망의 모든 활동을 통합 조정하고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을 위한 공급망 연합군을 꾸려야 한다.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의 크리스토퍼 뮌헨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의 핵심은 공급업체와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생산 자원과 교육 프로그램 등을 공유해 연대감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니 통 콜로라도대 교수는 "현재 디지털화는 정보통신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에서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디지털 문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기업들도 새로운 디지털화에 맞는 경영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단순히 사업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영학자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김연성 인하대 교수는 "조직 문화와 사람 중심으로의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이와 함께 지속가능한 ESG 경영과 디지털 전환을 묶은 '트윈 트랜스포메이션(Twin Transfomation)'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두 가지 패러다임 전환을 함께 이뤄야 할 목표로 보고 효율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들의 복지와 보상체계도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개인들이 느끼는 회사의 복지나 인센티브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과 삶이라는 이분법에서 탈피해야 이를 기준으로 한 보상체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주목을 끌었다.
김나정 국민대 교수는 지난 6일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과 삶의 미래' 세션에서 일(work)과 삶(life) 대신 일(work)·가정(family)·개인(personal) 등 세 영역으로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개인 영역은 양육 같은 가족 영역도 아니면서 일과도 관련 없는 것으로 취미생활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최근 코로나를 겪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업무 성과에 직결되는 개인의 만족도나 웰빙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 영역이었다"고 밝혔다. 가령 회사에서 복지 차원으로 육아 등 가족 영역을 지원하더라도 이보다는 개인 맞춤형 지원이 개인의 만족도를 더 높인다는 것이다.
[시애틀 = 윤원섭 특파원 / 서울 = 우제윤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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