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용의 출현' 박해일, 절제로 빚어낸 이순신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2. 8. 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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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용의 출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분명한 부담감에도 절제하며 그날의 이순신 장군을 생각했다. 수많은 비교군에도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새기며 '한산: 용의 출현'을 완성한 배우 박해일이다.

지난달 27일 개봉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갑독 김한민·제작 빅스톤픽쳐스)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으로, 박해일은 극 중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박해일이 '한산: 용의 출현' 속 이순신을 완성하기 위한 연기 톤은 절제였다. 김한민 감독과 상의 끝에 결정했다고. 주어진 대사는 적지만, 그 안에 이순산 장군의 기운을 실어서 날려보고자 노력했단다. 박해일은 "사실 더 어려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효율적으로 연기가 전달되지 못하면 연기를 안 하게 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해일은 "배우가 관객들에게 대사로 전달하는 방식이 확실화고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얼굴 한 번 비추는 몇 초 안에 그 드라마를 담은 감정을 눈빛으로 보낸다거나 정말 짧은 호흡이라도 활용해서 보낸다거나 아니면 얼굴도 아닌 서있는 자세 하나로 그 상황을 보여주는 부분들을 대사화하는 방식과 똑같은 기운으로 해보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박해일이 고심 끝에 완성한 연기 톤은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데 있어서 탁월했다. 무장이었지만, 이순신 장군이 전쟁 속에 일기를 쓰거나 시를 썼던 것이 인상적이었다는 박해일은 이를 자신이 생각한 연기 톤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박해일은 "이순신 장군을 다룬 드라마와 저서가 많이 있지만 각 작품들 마다 부각하는 면들은 다양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시대가 바라는 부분들을 부각한 측면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한산: 용의 출현'에서의 이순신 장군은 좀 더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고 봤다. 그게 이 시대와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한민 감독도 박해일에게 이순신 장군의 '감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유도하기도 했고, 박해일도 이순신 장군이 남긴 글에서 느낀 느낌들을 캐릭터에 투영시키려고 노력했단다.

또한 박해일은 "이순신 장군님의 인간적인 고뇌 부분들을 담아내려고 했다. 그래서 학익진을 결정하는 장면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보이지 않는다면 전투 상황에서와 의 맥이 안 닿을 수 있겠다 싶었다"면서 "편안하게 앉아 있는 느낌조차도 캐릭터를 보여주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그런 부분들을 저라는 기질의 배우가 보여주고 싶은 방식의 연기였다"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부담감도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라는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이미 전작인 '명량' 속 최민식의 이순신 연기도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촬영을 하면할 수록 그 부담은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 박해일은 이에 대해 "'한산: 용의 출현'을 촬영할 때에는 연기를 해야 하는 환경들이 '명량'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나은 촬영장이라고 들었다. 최민식 선배 같은 경우에는 같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배를 띄워서 촬영했기 때문에 제약이 많으셨을 터다. 그걸 상상해보면 더 많은 스트레스와 흔들리는 물에서 카메라 앵글을 잡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저희가 그것보다 좋은 환경에서 한다면 좋은 결과물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코로나 시기였다는 점이 되려 도움이 되기도 했다. 촬영 때마다 다른 배우, 스태프들과 회포를 풀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숙소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단다. 그때마다 박해일은 수양하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봤다고 했다. 마치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 나가기 전 홀로 '난중일기'를 쓰며 마음을 가다듬었던 것처럼. 이에 대해 박해일은 "기억들을 떠올려 보면 안성기 선배님께서 그런 부분도 있었고 각자 모두가 다른 영화 보다 좀 더 진중하고 절제된 생활을 했었다고 해야 하나? 저 같은 경우는 숙소에서 시나리오를 보거나 할 때도 양반다리를 하고 책상 의자에 안기 보다 바닥에 많이 앉았던 것 같다. 그게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산: 용의 출현'의 백미는 단연 후반부 전투신이다. 실제 한산해전이 진행됐던 시간과 비슷한 러닝타임으로 전개되는 전투신은 높은 수준의 CG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화려한 스케일 등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전투신의 경우 '명량'과는 다르게 실제로 바다 위에 배를 띄워 진행하지 않고, 세트장 촬영과 CG를 통해 완성됐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생동감이 세트장과 CG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박해일은 "강릉 스케이트장 안에 실제 크기와 비슷한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했다. 어찌 보면 최소한의 무대 세트로 연극하는 느낌이었다. 원초적인 느낌으로 돌아가더라"라고 말했다.

김한민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콘티에 의존하며 촬영했다고. 박해일은 "그걸 보면서 지금 이때는 어떤 상황이 벌어져 있으므로 어떤 감정을 펼쳐져야 하는지 생각하며 합을 맞춰야 하는 연기가 많았다. 배우로서 집중해야 했던 부분이었다. 그래야 후반 작업 CG가 좀 더 정교하게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배우의 감정과 씨지가 따로 놀지 않기를 바랐다. 감정에 집중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이순신 장군을 완성해낸 박해일이다. 그런 그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캐릭터를 준비할 때에도, 촬영할 때에도, 심지어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이순신 장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버겁고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는 단 하나의 진심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산: 용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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