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로봇이 그린 그림과 저작권 논란

배옥진 2022. 8. 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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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봇이 창작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상업적인 그림까지 로봇이 그릴 수 있게 되면서 학습 데이터나 작품의 저작권 문제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공지능 모델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인간이 그 학습 모델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저작권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법적 안정성을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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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봇이 창작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상업적인 그림까지 로봇이 그릴 수 있게 되면서 학습 데이터나 작품의 저작권 문제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명 상명대 특임교수.jpg

저작권법에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의 창작적 표현을 저작물이라고 한다. 따라서 저작물은 인간이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그림에 담아 낸 것을 말한다. 로봇에 사상과 감정이 있는지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기계학습 과정에서 데이터의 특징을 분석하고 학습하기 때문에 표현에 담긴 내용을 이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로봇이 아무리 훌륭한 창작품을 만들어도 저작권이 로봇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로봇을 활용해서 창작적 이바지를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저작권이 발생할 공산이 있다.

로봇 스스로 작동해서 기획하고 창작적 표현을 만든다면 권리가 로봇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법률에서는 로봇에 권리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로봇이 권리를 갖기는 어렵다. 이러한 경우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해당 결과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나오는 로봇 저작물은 로봇이 만들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도움이나 기여가 있을 것이다. 그 기여분에 해당하는 권리를 인간이 갖겠지만 로봇이 만들어 낸 것 또한 인간에게 귀속될 것이다.

만약 공동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에 대해 분리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로봇이 만든 부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분리 가능성이 없는 경우 해당 저작물은 인간에게 전부 귀속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권리행사에 따른 법적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타당하다고 본다.

에드몽 드 벨라미(Edmond de Belamy)는 2018년 작품으로, 14~19세기 6세기에 걸쳐 온라인 미술 백과사전 위키아트의 초상화 1만5000점을 대상으로 한 훈련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그려졌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달러 이상에 낙찰됐다.

그런데 최근 달리2(dall-e 2)라는 오픈AI에서 만든 인공지능 모델이 인간이 텍스트로 입력한 대로 그림을 그리는 사례가 등장했다. 사람들이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그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권리를 저작권자에게 부여한다.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어떠한 결과를 내보이더라도 문제 될 것은 없다.

문제는 아직 저작권이 있는 그림이 활용되는 경우다.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를 알고리즘에 사용해서 이용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저작권 침해는 인간이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기계가 활용한 경우에는 침해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침해 구성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드물다.

다만 인공지능 모델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인간이 그 학습 모델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인공지능 모델에서 저작권 침해 관련 분쟁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데이터 학습을 위해 수집하고 그 학습에 이용하는 과정에서 저작권법 위반 여부가 관건일 것이다.

공정이용(fair use) 규정을 갖기 때문에 사업자는 항변을 주장할 수 있으나 침해에 대한 면책규정이라는 점에서 소송을 피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현재 국회에 묶여 있는 저작권법 개정안에서는 정보분석 등 저작물을 인간이 향유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작권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법적 안정성을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문화는 인간이 직접 그린 것을 넘어 인간과 기계의 컬래버레이션에서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윤명 상명대 특임교수(법학박사) digitalla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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