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이라크, 폭염 속 전기 부족..기후변화 타격 최위험국

최서윤 기자 2022. 8. 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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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전쟁을 치른 이라크가 기후변화 타격 최위험 5위 국가가 돼 펄펄 끓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역 당국은 섭씨 50도(화씨 120~125도)를 넘나드는 고온을 견뎌내기 위해 공휴일을 연장하는 등 전기공급 중단 속 폭염을 견뎌내고 있다고 전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의 침공을 받아 서방 연합군과 전쟁을 치르고 국가가 쑥대밭이 됐던 이라크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단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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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침공 20년 후..국가시설 폐허로 공공서비스·경제 기반 취약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지난 5일 금요 기도회가 열린 모습. 2022. 8. 5.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년 전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전쟁을 치른 이라크가 기후변화 타격 최위험 5위 국가가 돼 펄펄 끓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역 당국은 섭씨 50도(화씨 120~125도)를 넘나드는 고온을 견뎌내기 위해 공휴일을 연장하는 등 전기공급 중단 속 폭염을 견뎌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디카르주, 메이산주는 주말인 지난 6일 이틀 연속으로 정전돼 수백만 가구가 무더운 밤을 전기 없이 보내야 했다.

디카르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기온이 너무 높아 종교 축제 무하람 시작일(9일)까지 공무원 공휴일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디카르는 이라크의 최빈곤 지역 중 하나다.

이라크는 현재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나라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른 속도로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의 침공을 받아 서방 연합군과 전쟁을 치르고 국가가 쑥대밭이 됐던 이라크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단이 거의 없다.

정치적으로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포퓰리즘적 성직자 모크타다 알 사드르의 총선 승리 10개월이 지났지만,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계가 분리돼 새 정부 구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아직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주요 지출 결정은 보류됐다.

기후변화와 온난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사이 농업과 어업은 가뭄의 타격을 받고 있다. 농민들과 어민들도 열사병이나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한다.

7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모크타다 알사드르 지지자들이 시위 참여 중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2. 8. 7.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이날 바그다드 거리에서는 어린 소년들이 땀에 젖은 스카프로 햇볕에 얼굴을 가린 채 물을 긷고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교통경찰 팔라 누리(37)는 "16년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태양열과 콘크리트 바닥이 뜨거워지면서 일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바닥에 화상을 입어 의사가 권장해준 신발을 신고 일하고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국가 전역의 전력망이 위태롭자 현재 민간이 운영하는 예비 발전기와 트레일러 노동자, 군대가 위태롭게 기계를 돌리는 사정이라고 한다.

바그다드 남동브 자프라니야에서 발전기를 돌리던 하비브 압둘카딤(49)은 "우리 4000만 이라크인은 녹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잘못된 관리, 상류 유량 감소로 인해 고온현상과 물 부족이 겹친 탓이다. 남부에서는 농민과 어민이 도시로 내몰리지만, 도시도 자원이 부족하다.

이에 이라크 전역에서는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도 열리고 있지만, 당국은 이들의 요구를 듣긴커녕 강경 진압으로 맞서고 있다.

에덴동산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은빛 웅덩이 자리에는 갈라진 습지만이 남아있고, 그곳엔 시위 표지가 놓여 비참함을 표현하고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표지에는 "당신이 내 땅의 상태를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가뭄, 빈곤, 강제 이주, 폭력"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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