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장관이 치안회의 주재 가능?" 묻자 말문 막힌 경찰청장 후보

[경찰국 설치 논란]윤희근 인사청문회.."직무대행이라 깊이 판단못해"
이상민 행안장관 주재한 경찰 대책회의 논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행안부 장관이 경비대책회의 주관했지 않나. 맞나, 안 맞나. 주관할 수 있어요? 없어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행안부 장관이 치안 사무 할 수 있나.”
윤희근 “없다.”
임호선 “치안 현장을 직접 장관이 지시하고, 이튿날 장관이 회의 주재하는 게 행안부 사무 속하는 건가 아닌가.”
윤희근 “제가 당시에 후보자 신분이기도 했지만 직무대행하는 상황에서 냉정하게 이런저런 깊이있는 판단 못한 것 맞다.”

지난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관련 대응 회의가 열린 점에 대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당시에 냉정하게 깊이 판단 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8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달 20일 이상민 장관 주재 대우조선 회의와 관련해 ‘행안부 사무가 맞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를 받자 “당시 (경찰청장) 직무대행하는 상황에서 냉정하게 이런저런 깊이 있는 판단을 못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상 치안 사무 권한이 없는 행안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업장 회의를 주재한 것이 ‘월권’이라는 지적에 대해 에둘러 부적절한 면이 있다는 입장을 비친 것이다. 앞서 지난 2일 김호철 국가경찰위원회장도 같은 회의에 대해 “치안 사무를 관장하지 않는 장관이 그런 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의심하고 두려움)가 제기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윤 후보자는 행안부의 경찰국 설치 취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의 일환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현장의 반발) 상황은 대한민국 경찰의 독특한 역사에 대한 우려였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행안부 장관의 통제를 ‘행정 통제’가 아닌 ‘민주적 통제’라고 표현한 것은 경찰위원회를 통해 민주적 통제를 구현하려고 한 경찰법 제정 취지와 결이 맞지 않는다.

윤 후보자는 또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아무개(62)씨의 이권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여부에 대해서 “구체적 첩보나 사실관계가 있다면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도록 후보자로서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