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뜻 헤아린다"는 尹 정부, 뭐가 부족했는지부터 밝혀야

조선일보 2022. 8. 8.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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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2.7.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석 달 만에 20%대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지율 하락에 대해 “별 의미 없다. 신경 안 쓴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대선 득표율의 절반까지 떨어지자 비로소 그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정을 총괄하며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하는 대통령 입장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이 제각각 발표하는 지지율 추이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나라가 가야 할 먼 장래를 보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되면 일시적인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대통령이 결단해서 밀어붙여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나라를 잘못 이끌고 있다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오고, 그 같은 부정적 경향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라면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은 자신들이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닌가 멈춰 서서 주변을 살펴봐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벌써 몇 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두 군데가 아니라 거의 모든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은 정권이 잘못된 방향과 방식으로 국정을 이끌고 있다는 국민적 판단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이 어떤 점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헤아려 보고 고쳐나가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8일 이후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국민은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의 혼선과 실책을 솔직히 인정하고 뭐가 부족했는지부터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국정 쇄신의 단초가 마련된다. 대통령실과 내각에 대한 과감한 인적 쇄신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당의 집안 싸움에 대통령까지 끌려들어가는 모습은 더 이상 곤란하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야당에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 국민이 잘못됐다고 고개를 내저은 태도와 자세를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해오던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말로만 국민 뜻을 헤아리겠다고 하고 예전과 똑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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