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로 열린 광화문광장, 시위 아닌 문화의 광장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이 1년 9개월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6일 재개장했다. 종전보다 크기가 두 배로 늘어나 총면적이 4만300㎡에 달한다. 넓어진 광장에 서울시는 나무 5000여 그루를 심어 녹지 규모도 전보다 3배 이상 늘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념식에서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가장 자랑스러운 랜드마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라며 “신상품을 내놓은 심정”이라고 했다.
어느 나라나 자국을 홍보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내세우는 건축물이나 유명 상징물이 있기 마련이다. 프랑스의 에펠탑,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몰과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광장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한국 하면 당장 떠오르는 상징이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오 시장 말처럼 광화문광장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건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인근의 청와대가 개방됐고, 경복궁 등 여러 고궁들도 가까이 있다. 또 경복궁 바로 옆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있고, 인근 송현동에는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청동 갤러리타운, 인사동 화랑 거리도 멀지 않다. 콘텐츠를 채우고 연결성을 높이면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거대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해 명소로 만들 수 있다.
그동안 광화문광장은 반(反)정부 정치 집회의 성지 역할을 해 왔다. 광장과 도로는 난장판이 되고, 도심 교통은 마비되기 일쑤였다. 때론 폭력 시위로까지 번져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광장과 고궁의 고즈넉함을 즐기려 했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폭력과 고성으로 충돌하는 시가전에 기겁을 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이런 대규모 집회나 시위는 사실상 열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서울시 조례는 광화문광장 사용 목적을 ‘시민의 건전한 여가 선용과 문화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광장에서의 집회나 시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런데도 민노총이나 일부 시민단체들이 문화제를 연다며 사용 허가를 받아내고는 사실상 집회나 시위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옳은 방향이다. 집회·시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젠 서울을 상징하는 대표 공간 중의 하나인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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