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한반도 글로벌 물류 중심지화' 완성하자

국제신문 2022. 8.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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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정부는 부산항 신항, 인천국제공항을 건설해 21세기엔 동북아 물류 비즈니스 중심 국가로 전환하자는 내용의 ‘한국의 동북아 물류 중심지화’ 전략을 야심 차게 추진했다. 이는 국가 생존·번영을 위하고, 국민 경제의 체질·규모를 양·질적으로 키우려는 국가지도자그룹의 집단지성이 낳은 걸작이었다. 특히 정치세력 교체에 얽매이지 않았고, 미래학자의 전망을 존중했으며, 국가 발전의 새로운 비전·방향 및 전략에 관해 자신감을 가졌다. 궁극적으로는 범정부부처 간 정책 협업과 산학연정관의 국가 발전에 대한 열망·헌신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현시대 메가 트렌드를 진단한 존 나이스비트 등 세계 석학은 21세기 세계의 변화 방향을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 그리고 중국의 급부상을 축으로 한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전망했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우리나라 산학연정관은 한국의 동북아 물류 중심지화라는 정책 이슈를 꾸준히 탐색해 왔는데, 안타깝게도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발생해 IMF(국제통화기금)에 의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1997년 IMF 체제를 전후해 산학연정관은 “21세기 한국이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이 아니라 중국이 창출한 부가가치의 흡수 효과가 가장 큰 산업 부문을 전략적으로 채택, 발전시켜라”는 ‘강대국의 흥망’으로 유명한 폴 케네디의 충고를 받아들여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산업을 육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이 의미는 매우 크다. 우리나라가 국가 발전 비전·전략을 수립할 때마다 동해와 태평양 역내로 정책적 사고를 제한시킨, 경로의존 프레임이 된 남북분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한반도를 글로벌 물류 중심지화로 만든 원대한 정책적 사고의 전환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천국제공항(1990년)과 부산항 신항(1995년) 개발이 시작됐다. 1997년 외환위기와 더불어 1998년 정권교체라는 격동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정치 리더십과 전문가그룹의 뒷받침에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했다. 덕분에 부산항은 현재 세계 2위 환적항만, 인천공항은 국제화물 세계 2위 공항이라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동북아 물류 중심지’라는 국가 위상을 만들어냈다.

정부는 2003년 10월 ‘한국의 동북아 물류 중심지화’를 넘어 ‘한반도의 글로벌 물류 중심지화’ 연구에 착수했다. 물류 인프라 차원에서 부산항 북항과 신항의 기능을 재배치하고, 제2 신항과 가덕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한반도 글로벌 물류 중심지화의 내용이다. 다시 말해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으로 성장한 것에서 나아가 정부는 북항의 항만 기능을 신항으로 이전하고 신항 인근에 가덕신공항을 건설,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글로벌 물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서 2030년까지 부산항 신항과 신공항의 완전체를 만들어 한반도의 글로벌 물류 중심지화를 완성해주기를 바란다. 각국 항만과 공항의 인접 사례를 보면 늦은 면이 있다. 뉴욕(뉴저지항만과 JFK공항), 로스앤젤레스(LB항만과 LA공항), 네덜란드(로테르담항만과 스키폴공항), 싱가포르(싱가포르항만과 창이공항), 상하이(상하이항만과 푸둥공항) 등 주요 도시는 지역 거점 항만과 공항이 일정한 거리 내에서 복합운송체계를 갖추고 있다. 부산항 신항과 신공항이 완성되면 4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부산항 신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운송하는데 드는 150만 원가량의 운송비와 시간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숱한 난관에도 20세기 말 꿈꿔온 21세기 한반도의 글로벌 물류 중심지화 정책은 완성을 목전에 뒀다. 신항 지속 건설, 2030년 가덕신공항 개장, 북항과 신항의 기능 재배치, 북항 재개발 지역의 조기 활성화, 2단계 북항 재개발사업 조기 추진 등이 차질 없이 추진돼 2030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부산항 신항과 가덕신공항을 결합한 정책이 완성되면 한반도는 더 강력하고 포용적인 글로벌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부울경은 새로운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김정원 한국해양대 해양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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