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 최고가 나와..'연봉 뺨치는 월세' 3배 폭증 왜

김원 입력 2022. 8. 8. 00:01 수정 2022. 8. 8.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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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29은 지난달 21일 월세 4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뉴스1]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월세만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도 크게 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아파트 월세가 1000만원을 넘는 거래가 총 74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26건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이런 초고가 월세 아파트 거래가 단 9건에 불과했다. 월세 2000만원이 넘는 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5건에서 올해 18건으로 늘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6층)은 지난 3월 웬만한 직장인의 연봉 수준 월세 4000만원(보증금 4억원)에 계약하며 올해 최고가 월세로 기록됐다. 지난 3월 서울 전월세 전환율(4.7%)로 환산한 가격은 106억원 수준이다. 이곳은 유명 연예인인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사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은 145억원에 매매되기도 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2년 전 보증금 20억원, 월세 2300만원에서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1700만원 높여 신규 계약했다.

월세 1000만원 이상에 여러 채가 거래된 ‘한남더힐’. [뉴시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상반기 초고가 월세 아파트 거래는 용산구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용산의 초고가 월세 거래는 4건이었는데 올해는 24건으로 8배가 늘어났다. 한남동 ‘한남더힐’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월세 1000만원 이상에 9건 계약됐다. 한남더힐은 2011년 옛 단국대 부지에 32개 동, 600가구 규모로 조성된 최고급 주거단지다. 대기업 사주, 연예인 등 고소득층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기업 직장인 평균 월급(529만원·통계청 기준)을 뛰어넘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올해 상반기에만 393건 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4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최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토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51.6%였다. 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은 건 처음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가 집계한 거래량 통계를 보면 지난 2년 서울의 월세 거래는 58.2% 늘었는데, 전세 거래량은 6% 줄었다.

세무그룹 온세의 양경섭 세무사는 “3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전세를 내주더라도 임대소득세를 내야 해 전략적으로 전세 대신 월세를 주는 집주인도 있다”며 “최근 시중 은행 금리가 크게 오르기 전까지 집주인 입장에서 월세 수익률이 전세보다 더 낫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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